생원일기

토끼풀

재정이 할아버지 2017. 5. 17. 19:25


학생들이 클로버 밭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있다

내가 그 옆을 지나가자 한 여학생이 쪼르르를 달려와서 네잎 클로버 한잎을 선물이라며 건넨다

어렵게 찾은것을 왜 나에게 주느냐고 했더니  세개를 찾아서 하나를 드리고 싶다고 수줍게 웃는다

학교 놀이터 옆에는 조그만 크로버 밭이 있어서 어린 학생들이 네잎 클러버를 찾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본다

어린학생이 주는 것이라 고맙게 받아 들고 네잎 클로버를 바라보니 어려서 펜팔 친구에게 받은 편지속에 곱게 들어있던 네잎 클로버가 생각난다

마누라도 클로버 밭이 보이기만 하면 가던 길을 멈추고 네잎 클로버 행운을 찾는다고 달려갔었다

네잎 클로버가 행운의 상징이 된것은 나폴레옹이 전쟁 중에 총알을 피해서 라고 하기도 하고  십자가를 닮아서 라고 하기도 한다

세잎 클로버는 아일랜드의 국화이다

세잎의 클로버는 희망, 믿음, 사랑이라고 하고 네번째 잎이 행운을 의미해서 그렇다고 하기도 한다  

가축의 사료로 목장에 많이 심어서 토끼풀이라고 하기도 하는데 잎이 동그랗고 부드러워서 상표의 문양이나 도안에 즐겨 쓰인다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네잎 클로버를 선물로 받았으니 오늘은 좋은 일이 생길것 같다

아침에 출근할때 내가 싫어하는 홈쇼핑으로 옷을 샀다고 해서 마누라하고 말다툼이 있었다

화해의 표시로 네잎 클로버를 마누라에게 주었다

화가 덜 풀렸는지 마누라는 "토끼풀이네" 하며 받기는 받았는데 반가워 하지는 않는다

점심을 먹으라고 해서 식탁에 앉았는데 큰 소쿠리에 상추만 가득 담겨있다

반찬이 이것 밖에 없느냐고 물었더니 마누라가 쳐다보지도 않고 토끼풀을 받았으니 토기밥을 주는 것이란다

네잎 클로버가 행운이라는 말은 거짓말이다 

내일은 개구리를 잡아다 주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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