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원일기

개미

재정이 할아버지 2017. 5. 18. 19:32

개미와 전쟁중이다

옥상농장에 심어놓은 고추에 진딧물이 생겼다

진딧물이 생기면 개미가 모여든다

개미와 진딧물은 공생관계다

개미는 꿀벌과 함께 부지런하고 사회성이 높아서 사람도 교훈으로 삼는 곤충이지만 옥상의 화분농사에서는 해충이다

진딧물은 식물의 수액을 빨아먹고 살면서 바이러스를 옮기는 해충인데 이동성이 없는 고착곤충이다

개미는 진딧물의 분비물을 먹고 살면서 많은 분비물을 얻기 위해서 건강한 식물로 진딧물을 옮겨주는 역할을 한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주말농장에서 진딧물은 손으로 잡아주면 되는데 개미가 달려들면 확산속도가 대단해서 막을 방법이 없다

지난해에도 이를 모르고 방치했다가 옥상 고추농사를 버렸다

농사일은 물, 풀, 병해충과의 싸움이다

어느것 하나에라도 지면 농사는 지을 수 없다

특히 병은 무슨 병인지 어떻게 전염되는지 경로를 알아야 막을 수 있다

일반 농가에서는 병의 징후가 있으면 농약으로 쉽게 해결하는 방법이 있지만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주말농장에서는 전염경로를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추 바이러스병을 예방하기 위해서 진딧물을 보이는 대로 손으로 잡아주고 진딧물을 옮기는 개미를 없애면 효과적이라는 것이 나의 판단이다

사람의 병도 명의의 기준은 얼마나 정확하게 병명을 알아내느냐에 달려있다

정확하게 진단만 하면 현대의학과 제약수준으로 못고칠 병은 없다

지인이 한달 동안 피부병으로 고생했다

한달이나 병원에 다니면서 치료를 받았어도 낫지를 않자 다른 병원으로 가서 하루 치료를 받았더니 완치가 되었다

다른 지인은 고혈압으로 약을 먹었는데 더 악화가 되어 다른 병원으로 갔다

먹는 약이 과해서 그렇다고 약량을 줄였더니 건강해졌다

또 다른 지인은 갑자기 급성간염으로 사경을 헤매게 되어 병원에 입원하였다

의사들이 발병원인을 추적하여 보니 숙취에 좋다는 헛개나무를 진하게 달여서 매일 마시며 술도 매일 마신 탓으로 간손상을 느끼지 못해 일어난 병이라고 했다

이렇게 오진이나 남용이나 무지가 병을 불러오고 치료를 어렵게 한다

기업인들이 문제 진단을 잘못하여 기업을 망친 사례는 수없이 많지만 그중 가장 재미있는 일화는 파나마 운하건설 과정이다

프랑스의 페르디낭 레셉스는 수에즈 운하를 외교적 난관, 기술적 한계, 자금의 부족을 극복하고 성공리에 끝낸 영웅이다

레셉스는 수에즈 운하 성공에 도취되어 다시 파나마 운하를 건설하게 된다

대부분 사막인 수에즈 운하 지역과는 달리 열대우림 지역인 파나마 운하를 수에즈 운하와 같은 방법으로 건설하려고 하면서 어려움에 봉착했다

우기와 홍수, 지진이라는 환경을 무시한 설계 실수도 있었지만 가장 심각한 타격은 근로자들의 열병이었다

100여년 전이라 말라리아라는 병명조차 모르던 시기여서 열병을 근로자 숙소에 창궐하는 개미에 물려서 생기는 병이라고 오판을 했다 

근로자는 열병으로 매일 죽어가고 개미에 물리지 않기 위해서 방에 물을 가두어 침대다리가 물속에 잠기도록 하기도 했다

수만명의 근로자가 죽으면서 레셉스의 운하건설은 실패로 끝났다

후일 레셉스의 파나마 운하는 열병인 말라리아 매개체를 모기가 아닌 개미로 오판하여 실패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지금도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정보가 과연 정답인지 모르는 것들이 많다

사카린, 계란, 술,  커피, 담배가 시대에 따라 나쁘다고 했다가 좋다고 하기도 하고 변덕이 심한 품목들이다

나의 옥상농장 개미는 진딧물을 잡아야할 분명한 근거로 전쟁을 한다

먼저 여왕개미 죽이는 약을 뿌렸다,

개미집에서 여왕개미를 없애면 더 이상 개미가 부화되지 않아 시간이 흐르면 개미가 사라진다

알약을 뿌려놓고 조금 기다리면 일개미들이 여왕개미 먹이려고 알약을 물고 가는 모습을 볼수있다.  통쾌하다

다음에는 돌아다니는 일개미를 죽이는 일이다

개미굴에 스프레이 살충제를 뿌리면 며칠간 개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개미의 먹이인 진딧물을 손으로 잡는다

삼국지의 적벽대전 못지 않은 계략과 격전이 나의 옥상에서 매일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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