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회 등산

제천 능강계곡

재정이 할아버지 2017. 8. 16. 05:52



우리 마을에서는 매월 둘째 토요일 농협 협찬으로 등산을 간다

8월에는 계곡 트래킹으로 제천 능강계곡을 갔다

충주땜을 품고 있는 금수산 깊은 계곡이라는데 생소한 이름이다

직장 초임지 영월에서 내가 담당한 지역이 제천과 단양이라 지명도  익숙하고 지리에도 밝은 편인데 능강계곡은 생소하다

그때는 제천이나 단양이 깊은 오지라 아름다운 강산을 느끼지 못하고 교통이 불편한 어려운 출장지이었다

수안보로 가는 괴산을 지나서 충주땜을 끼고 산을 올라가는 좁고 험한 길은 가도 가도 멀기만하다

산행일정은 계곡 휴게소에서 얼음골 까지 10km가 넘는 길을 다녀오게 되어있었다

여행은 언제 어떻게 가느냐에 따라 감흥이 다르다

요즈음 많은 비가 내린 탓으로 계곡의 소나무는 한껏 푸르다

맑고 풍부한 계곡물은 크고 작은 폭포를 이루고 구비마다 깊은 용소가 있다

계곡 초입 부터 솔바람 소리, 폭포소리, 새소리로 선계에 들어선 느낌이다

북한과 미국이 전쟁을 한다고 말폭탄을 펴부어도 신선계곡에서는 아이들 행복한 웃음소리만 가득하다

물소리에 끌려 몇걸음 가지 못하고 홀린듯 주저 앉는다




걷기 편한 숲길을 조금 오르니 화전민이 살던 집터가 나온다

모두 떠나고 한사람이 남아서 움막을 치고 살고 있었다

국태민안을 기원하면서 쌓았다는 돌탑이 시작된다

몇년전 부터 쌓기 시작했고 지금도 계속 쌓고있는 중이라고 한다

토속종교에 심취한 한 사람의 집념과 의지가 진기한 풍경을 이루며 길가에 수를 셀 수 없이 많은 돌탑을 도열시켰다

소나무 향기에 취하고, 물소리에 홀리고, 돌탑에 반해서 거북이 처럼 가다보니 얼음골은 절반도 못가서 포기다

일찍 출발한 일행이 얼음골을 구경하고 내려온다

무릎과 어깨가 아파서 어기적 거리며 걷는 거북이 트래킹이라 시간이 되는 대로 가다가 돌아서 내려온다

높은 산 꼭대기에 오르는 것이 무리라는 것을 스스로 잘 안다

천천히 걸으며 나무가 하는말, 바위가 일러주는 교훈,  물이 들려주는 노래를 가슴에 담고 오는 것으로 족하다





길을 따라 산넘어 얼마를 가면 김삿갓이 살았던 영월 옥동이 나온다

김삿갓이 죽장을 찍으며 올라올것 같은 길이다

김삿갓이 어디를 그렇게 가느냐고 물으면 그냥 웃으며 따라 가야지.....

'산악회 등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느림보 강물길, 그리고 꽃길  (0) 2018.06.15
영남 알프스 억새밭  (0) 2017.10.24
거창 우두산  (0) 2017.06.15
봉화 청량산  (0) 2017.02.07
화왕산  (0) 2017.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