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자 재정이

재정이의 변심

재정이 할아버지 2019. 6. 8. 14:18



손자를 돌보는 할머니들은

어느 순간

손자의 변심에 크게 낙담을 한다고 한다


바쁜 어미를 대신하여

우유를 물리고 오줌, 똥 받아내며

지극정성 손자를 보육한 할머니들이다


손자가 말을 하고 사리분별이 시작되면

어미를 찾기 시작한다

어미 곁을 떠나지 않으려고

애써 할머니를 외면하고

불러도 못들은 척 반응을 하지 않는다


재정이가 지금 그렇다


행여 할머니집에 데려갈까봐 눈치를 살피며 겉돈다

할머니집에 갈 때는

할아버지가 불러내어 차에 태우고 다녔으니

할아버지 곁에는 얼씬도 하지 않는다


재정이 눈에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공룡화석처럼 괴기한 모습으로 보이는 시기다   



아들 내외가 바빠서

휴일에 재정이를 봐주기로 했는데 데려 오기가 쉽지를 않다


어린이집에 가는척

가방까지 둘러메고 데리고 나왔다

바로 집으로 데리고 오면 떼를 쓸까봐

마을에 있는 지질자원연구소의 박물관을 찾았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공룡화석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재정이는 아직 공룡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그저 신기하고 처음보는 볼거리다 



거대한 공룡화석 앞에서

할머니가 열심히 설명을 해주어도 반응은 시큰둥



이해는 하지 못 해도

신기한 공룡 화석에 호기심은 발동한다



걸음을 멈추고

집중해서 바라보기만 한다



모든 화석이 신기한 모양이다

손자와  한나절 보내기에 이만한 곳도 없다



재정이 친구는 동생 재민이고

재민이 친구는 형 재정이다


만나면 엉겨붙어 싸우는 일이 다반사이지만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는 최고의 상대다


배가 아프다는 재정이

명의 재민이가 청진기를 들고 진료를 한다



화창한 5월의 휴일


메타세콰이어 숲이 유명한 장태산 휴양림이다

집에서 멀지 않고

울창한 메타세콰이어 숲은 아이들 놀이터다


지난해에 대통령이 여름 휴가를 보낸 곳이라 유명세도 탔다



재정이는 유난히 미끄럼틀을 좋아 한다

집안 거실에도 미끄럼틀이 있다



형을 따라 다니기에 바쁜 재민이

 

귀찮다고 밀쳐서 넘어지고

때려서 울고 불고 난리를 쳐도

재정이 가는 곳에는 언제나 재민이가 있다



화창한 5월의 휴일이다


그날

재정이는 변심했어도

할아버지, 할머니는 재정이 먹이려고

밭에 사과나무를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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