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원일기 290

바보

세상에는 이해하기 힘든 바보도 있다. 약속 시간에 몇 분 늦었다고 고위직을 버린 바보다. 얼마 전 영국에서 일어난 일이다. 부장관이라는 고관이 상원의 질의 답변 시간에 몇 분 늦게 도착한 것이 의원들에게 결례라면서 그 자리에서 사의를 표한 것이다.크게 잘못한 일도 아니고 누가 뭐라고 하지도 않았지만, 항상 예의범절을 중요시 하던 사람이어서 지각 자체가 관료로서 품위를 잃었다고 판단을 한 것이다. 죽으면 노예나 황제나 모두가 같다고 유언을 한 로마 황제가 있다. 로마제국의 번성기에 수많은 전쟁과 내분을 겪으며 황제의 지위에 올랐으나 인생의 덧없음을 죽음 직전에 이르러서 깨달아 남긴 말이다. 전쟁도 그렇고, 형제와 친구를 음모와 계략으로 죽인 목적이 권력 쟁탈이었기 때문이다. 은퇴를 하고 보니 죽으면 노예나..

생원일기 2018.02.05

남자는 짐승, 여자는 천사

긁어서 부스럼을 만드는 것이 부부 싸움이다. 저녁을 잘 먹고 TV로 뉴스를 보고 있었다. 뜬금없이 성범죄 뉴스로 시끌하다. 피해 여성이 권력의 핵이고 정의의 수호자라는 현직 검사여서 호기심을 자극한다. 가해자 역시 최고 엘리트 집단인 검찰 간부라는 점도 흥미롭다. 성추행 장소가 장례식장이라는 점은 정상적인 상식을 한참이나 벗어난 충격이다. 아주 오래전의 일이 새삼스럽게 논란이 되고 있다는 점도 이치에는 맞지 않는 일이다 세간의 성과 관련된 이야기나 범죄는 본질보다는 흥미로 관심을 끄는 경우가 많다.우리는 어려서부터 아랫도리는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곳이니 가리고 살라고 배웠다.같은 남자끼리도 화장실에서 조차 보이지 않으려고 조금은 돌아서서 용변을 보기도 했다. 위계질서가 서릿발 같은 군대에서도 상관에게 경례..

생원일기 2018.02.02

쓸데없는 선물

젊은이들 생각과 행동은 기발하다. 육체와 정신은 성장했어도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해서 기성세대에 억압되는 처지에 날을 세우고 반발을 하는 일들이 그렇다. 우리 세대에서는 이유 없는 반항이라고 해서 한때의 객기 정도로 여겼던 일들이다 요즈음 청소년들은 사회 관계망 서비스의 발달로 기성세대에 대한 반발도 조직화하고 빠르게 번지는 특성이 있다. 연애, 결혼, 출산, 인간관계, 내 집 마련, 희망, 꿈을 포기했다는 서글픈 7포 세대 이야기이다.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 자식의 문제들이니 어른 된 입장에서도 우스갯소리라고 귓전에 흘려버릴 이야기는 분명 아니다 7포 세대는 흙수저, 헬조선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기도 하고 작은 사치라는 행동 양식으로도 나타났다. 작은 사치는 최저임금으로 살아야 하는 사람들의 현실도..

생원일기 2018.01.29

탁구공

운동선수 중에서 비운의 선수를 꼽으라면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졸라 버드를 꼽는다. 155cm의 키에 38kg의 왜소한 17세 소녀는 3000m와 5000m 육상 세계기록 보유자였다. 영국계로 외모는 백인이지만 아프리카 흑인들처럼 맨발로 달려서 화제를 뿌리고 다니던 선수였다. 유명 스포츠용품 회사 운동화 후원 제의도 거절하고 맨발을 고집하여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졸라 버드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인종차별 정책 때문에 올림픽 출전이 거부되자 영국으로 귀화해서 어렵게 LA 올림픽에 출전을 하게 되었다, 미국에는 메리 데커라는 라이벌 선수가 있었는데 데커의 세계신기록을 버드가 쥬니어 대회에서 갱신하여 LA 올림픽 최고 관심 경기이고 세기의 대결이라고 해서 이목이 집중되었다. 버드는 올림픽에서도 맨발로 출전하였다. ..

생원일기 2018.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