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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代 同行

전주 동물원 대략 35년 전 재정이 만큼 자란 아들 손을 잡고 왔던 전주 동물원이다 지금은 그 아들과 손자 손을 잡고 3대가 찾았다 입구에 쌓인 풍선의 성 아이들 성화에 지갑을 여는 첫 코스다 3대 가족 여행은 처음이다 아들이 어려서 왔던 전주 동물원이 좋았다고 추천해서 오게 되었다 대전에서는 한 시간 거리이지만 입장료가 싸고 놀이시설도 좋고 음식 맛이 좋은 고장이라 한나절 여행으로는 딱이다 예전에는 대전에 없는 동물원이라 찾았지만 지금은 작지만 아름다은 공원이 마음에 들어 찾는다 재정이와 재민이가 같은 옷을 입고 같은 신발을 신었다 형의 옷을 물려 입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을 어린 재민이가 불평해서 같은 옷을 사주었다고 한다 입구에 있는 풍선의 성에서 재정이가 졸라 풍선을 샀다 만화 영화 캐릭터가 풍선 ..

무엇이 될꼬?

재정이가 처음 그린 그림 유치원 소풍에서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완성한 그림이라고 했다 피카소의 추상화처럼 난해하지만 색감이나 구도는 안정감이 있어 좋다 집에서도 글씨를 배우기 전에 그림 연습을 한다 샘이 많은 재민이도 형을 따라 그림을 그린다 유치원에 다니면서 재정이는 태권도에 푹 빠졌다 관장님이 유일신 스승이다 관장님을 입에 달고 산다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나도 태권도 기본 동작 시범을 보인다 태권도장은 종합 무도장이다 다양한 스포츠를 놀이화하여 즐기며 배운다 촛불을 통해서 정신집중 훈련도 한다 요즘 태어난 아이들은 TV, 휴대폰 영상을 보며 놀고 배운다 숟가락보다 전자기기 다루는 법을 먼저 배웠다 유아 영상물 내용도 다양해서 말을 시작하면 세상 사물 모르는 것이 없다 그래서 할아버지는 옥상에 아이들에..

그래도 추석

코로나가 세상을 쥐락펴락 하거나 말거나 대통령은 될 사람이 될 것이고 세상살이 힘들다고 아우성쳐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때는 그랬다며 껄껄 웃을 일이다 유난히 힘들게 넘어가는 올해의 추석이지만 그래도 재민이는 즐겁다 명절에나 입어보는 한복 내년에는 작아서 못 입어도 걱정 안 한다 할머니 집에 가져갈 꼬치를 만든다 재정이 사진빨 눈으로 보면 꺼벙인데 사진은 배우급이다 정성껏 만들어야 차례상에 오른다 재민이가 알밤을 주으러 가자고 성화다 유튜브로 알밤 줍기 행사를 본 모양이다 유튜브에서 본 대로 저도 해보고 싶다고 졸라서 금병산 밤나무숲에서 알밤을 주웠다 밤송이 가시가 호랑이보다 무서워 밤송이 하나에 온 가족 연장이 달려들어 알밤을 꺼낸다 주워온 알밤은 당장 삶아서 먹어야 제맛 갯마을 체험 유튜브도 있다 조..

재정이의 베터파크

재정이 생일은 8월 1일 삼복더위 한가운데다 오붓하게 식구들이 둘러앉아 생일상을 받기는 어렵다 촛불도 생일 전야에 켰다 이번 생일은 마침 일요일 할머니와 관광농원 물놀이장으로 갔다 너무 더워서 아침에 산 생크림 케이크도 녹아내린다 재정이 생일이면 생각나는 것이 연꽃이다 재정이가 태어나던 날 할아버지 집 현관 화분에서 탐스런 연꽃 12 송이가 피었다 연꽃을 피우려고 할아버지는 해마다 연을 심지만 이후로는 연꽃을 보지 못했다 어린이집에서 재민이에게 내준 숙제 토마토를 가꾸고 토마토가 익으면 사진을 찍어 보내세요 어린이집에서 나누어 준 토마토 묘목을 아파트에서 기르지 못해 말라죽기 직전 할아버지에게 맡겼다 토마토는 할아버지 집 옥상에서 큰 수술받고 다시 살아나 꽃 피고 열매도 맺었다 연꽃 대신 토마토 꽃이 활..

꽃 중의 꽃

지금 우리 사회의 화두는 변화와 혁신이다 오래되고, 관행처럼 해왔던 일은 옳고 그름을 떠나서 척결의 대상이다 새롭고, 남이 하지 못하는 블루오션을 찾아내지 않으면 생존 자체가 어려운 세상이 되었다 지나간 어버이날 즈음 재미있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어르신들이 어버이날 받기 싫은 선물 1위가 꽃이었다 어버이날의 상징인 카네이션이 받기 싫은 선물 1위라는 것이었다 그래서일까 재민이가 어버이날에 어린이집에서 소품을 가져왔다 종이로 만든 카네이션을 엄마 가슴에 달아주는 것이 아기들의 어버이날 행사인데 꽃 대신 소품을 가져온 것이다 가져온 소품으로 치장하니 재민이가 꽃이 되었다 어르신들이 꽃 선물을 싫어한다 해도 나는 꽃이 좋다 꽃 중의 꽃 재민이 꽃이 나는 좋다 재민이는 놀이터에서 모든 기구를 잘 다룬다 그네..

난 정말 몰랐었네

하늘에 계신 하나님... 우리가 얼마나 거짓에 막말을 했으면 입을 마스크로 틀어막고 살라 하십니까? 우리가 얼마나 서로 다투고 시기하고 미워했으면 거리를 두고 살라고 하십니까? 우리가 얼마나 손으로 나쁜 짓을 많이 했으면 어딜 가나 손 씻고 소독하라 하십니까? 우리가 얼마나 열 올리고 살았기에 가는 곳마다 체온을 체크하고 살아야 합니까? 우리가 얼마나 비밀스럽게 다녔으면 가는 곳마다 연락처를 적으라 하십니까? 난 정말 모르겠습니다 노여움 거두시고 자비와 사랑이 넘치는 행복한 세상으로 인도하여 주십시오 - 인터넷에서 떠도는 글을 주워 담았습니다

생원일기 2021.04.03

졸업

나비는 알로 태어나지만 애벌레가 되어 열정적으로 사는 법을 배우고 번데기가 되어 고뇌의 시간을 거친 후에 우화 하여 아름다운 날개를 펼친다 그 성장의 과정 매듭 하나하나를 졸업이라고 이른다 한 마리의 나비가 하늘을 날기가 그처럼 어렵고 힘든데 사람으로 태어나서 사람답게 살기는 얼마나 어려울까 재정이가 세상에 태어나서 사람답게 살기 위한 첫 번째 과정을 졸업했다 3년의 어린이집 과정을 마쳤다 졸업장과 선물도 받았다 언제 어디서 무엇이 되어 어떻게 만날지 모르는 친구들 기념사진으로 기억해 둔다 우리가 자랄 땐 어린이집이라는 말 조차 없었는데 이제는 어린이집 졸업식에 학사모가 등장한다 재민이는 4세 반으로 진급되었다 모든 일에는 시작이 있고 끝이 있다 새해 아침 한 해의 시작이라고 손자들이 정장을 하고 찾아오..

재민이 세 번째 생일

신사, 숙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꿈보 어린이집 아이돌 스타 박재민 인사드립니다 나의 세 번째 생일 축하를 위해 찾아주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저와 함께 아름다운 사진과 추억을 많이 남겨주세요 그리고 함께 노래 부르며 이 밤을 즐깁시다 재민이 생일 2부 무대 할머니 집입니다 마음에 안 듭니다 꿈보 어린이집 무대와 비교가 되지 않나요 나, 아이돌 스타입니다 공연 중간에 할머니가 연 날리기를 해줘서 마음이 조금 풀리기는 했지요 엄마가 끓여준 미역국 끝내줬습니다 다른 반찬이 필요 없는 기똥찬 맛이었습니다 생일 여행은 청주에 있는 관광농원으로 갔습니다 빙어를 잡았습니다 형도 빙어를 잡았습니다 노동의 대가는 기쁨으로 보상받지요 빙어 튀김은 노동의 보상입니다 형도 맛나게 먹습니다 이런 맛 평생 처음이라네요 ㅎㅎ ..

시작이 반

아이는 모든 것이 처음이고, 시작이다 누구와 처음 하고 누구와 시작했는지 아이의 심성을 지배하는 경험이 된다 어느 날 갑자기 재정이가 연필을 잡고 종이에 줄 긋기를 시작했다 가을에 시작한 줄 긋기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아이의 성장과 발달은 어른이 하고 싶다고 어른이 해야 한다고 시켜서 되는 일은 하나도 없다 시작을 했으니 반은 이루었다 그러한 마음으로 지켜보는 것이 어른이 할 일이다 아이들은 보는 대로 따라서 한다 아빠가 하는 대로 엄마가 하는 대로 아이들이 따라서 하는 것이 성장하는 것이다 따라서 하는 것도 또래가 있으면 경쟁을 한다 재민이가 기저귀를 떼자 변기에 오줌을 누는 것도 시샘을 하고 경쟁을 한다 눈이 왔다 작년에는 눈이 오지 않았으니 재정이는 오랜만에 보는 눈이고 재민이는 처음 보는 눈이다 눈..

삼 년 고개

내가 좋아하는 12월이 시작되었다 1년은 열두 개의 달로 나뉘어 있지만 같은 달이라도 맞고 보내는 감정이 같지는 않다 기다려지는 달이 있고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달도 있다 내가 기다리는 12월은 생일이 들어있고 인류의 명절 크리스마스도 있다 달력을 바꾸기 전에 보고 싶은 사람이 생각나고, 살아온 여정을 조용히 되돌아보는 시기이기도 하다 괜스레 설레는 12월이다 올 12월은 더욱 각별하다 폐암 수술을 받으면서 코로나 19 확진 의사와 접촉되어 자가 격리자가 되었다가 12월 1일 해제되었다 되돌아보면 아주 위험한 고비를 한 번에 두 개나 넘은 셈이다 폐암 자체로도 어려운 수술이었는데, 코로나 19의 폐렴을 피할 수 있었다는 것은 천운이다 코로나 19 창궐기의 폐암 치료 과정은 처음부터 어려웠다 병원 자체가 ..

투병일기 2020.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