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7일은 내가 폐암을 수술하는 날이다 마누라는 며칠 전부터 여행 가는 사람처럼 여행가방을 꾸렸다 오랫동안 여행을 다니며 들고 다니던 캐리어도 낡아서 새로 샀다 코비드 19가 종식된다 한들 이제는 해외여행 가기는 글렀다 그러면서도 해외여행 갈 때나 쓸법한 고급 캐리어를 산 것은 이제부터 우리의 여행지는 병원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여행을 떠나는 마음으로 편하고 산뜻하고 좋은 물건만 좋은 가방에 담아서 병원에 가자는 뜻이 숨어있다 입원 예약시간은 오후 3시다 시내버스를 타고, SRT를 타고, 셔틀버스를 타고, 점심을 먹고 느긋하게 출발했어도 시간 여유 있게 병원에 도착했다 서울 상급병원은 입원하는 날 아침에 전화 문자로 예약된 병실을 알려줘서 바로 병실로 가면 된다 코로나 때문에 문병이 금지되고 보호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