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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시간

지인으로 부터 식사초대를 받았다 마누라 휴대폰으로 문자가 왔다고 해서 약속 시간에 맞추어 외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약속시간이 조금 남아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그 지인으로 부터 왜 안오느냐고 전화가 왔다 마누라는 분명히 7시라고 하면서 전화문자를 내게 보여 주었다 "17시에 00에서 만나자"라고 적혀있었다 지금 시간은 5시30분이었다 우리는 저녁을 굶고 각자 딴방에서 잤다

생원일기 2016.12.21

심 봤다

[심 봤다]지난 6월 중순경이었다. 담 하나 사이로 이웃에 사는 김씨가 밤늦게 나를 찾아 왔다. 평소 부터 낯은 익지만 특별히 아는 사이랄 것도 없는 김씨다. 김씨는 보따리 하나를 들고 엉거주춤 서 있었다. “ 전매국에 다닌다기에 찾아 왔심니다......” 듣던 대로, 사람 좋기는 그만이지만 동네 허드렛일 품팔이로 근근히 살아가는 김씨는 전매청을 옛적 이름인 전매국으로 착각하고 있을 만큼 무지렁이 였다. 외출에서 금방 돌아온듯 헐렁하게 걸친 낡은 밤색 양복 위로 허수아비처럼 깡마른 그의 몸은 목이 유난히 길어 보였다. 때에 쩔어든 머리는 수세미 같았으며 흘러내리는 땀은 누룩뜨는 냄새도 났다. 용건을 물으니 환갑이 불원한 나이에도 불구하고 서른 일곱 밖에 되지 않은 나에게 허리를 조아리며 걱정거리가 있어 ..

생원일기 2016.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