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로 배우자
프로야구가 개막했다
나는 한화 이글스의 오래된 팬이다
대전을 연고로 하는 팀이니 자연스럽게 환화 이글스 팬이 되었다
내가 야구를 좋아하게된 것은 초등학교 시절 만화책으로 거슬러 간다
친구들과 돌려가며 빌려보던 만화책에 유독 야구만화가 많았다
야구의 규칙과 용어는 그때 거의 다 알았다
만화로 야구를 배웠으니 친구들과 시멘트 포대 종이로 글로브를 접고 산에서 나무를 베어다 배트를 만들고 고무공으로 야구놀이를 하며 놀았다
다른 운동은 소질도 없고 자질도 모자라 못하는데 야구 하나만 잘했다
그리고 중학교에 갔는데 학교에 축구부와 야구부가 있었다
하얀 모자와 야구복을 입은 선수가 멋지고 만화에서만 보았던 포수 마스크가 신기했고 공이 배트에 맞는 순간 운동장에 울려 퍼지는 타격음이 시골뜨기에게는 환상이었다
나는 수업이 끝나면 어두워져서 선수들 연습이 끝날때 까지 야구부 연습만 구경했다
야구부 감독이었던 체육 선생님은 3년 내내 야구 이론만 가르쳤다
그래서 누구 보다도 일찍 야구를 좋아 하게 되었다
한화는 참 묘한 팀이다
내가 응원은 하고 있지만 야구는 더럽게 못하는 팀이다
공격은 그런대로 이루어지는데 수비는 젬병이다
감독도 마음에 드는게 하나도 없다
선수를 믿지 못해서 그런지 선수교체가 많고 잔재주 작전지시가 많다
이기고 있어도 불안해서 경기가 끝날때 까지 승패를 예측하기 어려운 팀이다
두산과 개막전에서도 프로답지 못한 수비실수가 두번이나 있었고 그래서 졌다
야구를 인생에 비교하는 사람이 많다
그만큼 야구는 변수가 많고 생각을 해야 하는 운동경기라 그렇다
야구는 아홉명이 하는 단체경기이지만 선수마다 장단점을 최대로 존중하고 결집시켜서 하는 경기다
유명한 야구선수로 투수나 홈런타자를 떠올리지만 진짜 야구를 잘하는 선수는 수비를 잘하는 선수다
국가대표 야구감독이 선수 선발 기준을 공개했었다
첫번째가 수비를 잘하는 선수, 두번째가 주루에 능한 선수, 세번째가 타격을 잘하는 선수이었다
야구에서 수비가 중요한 이유는 투수가 공을 잘 던지고 수비에서 실수가 없다면 지지는 않는다
홈런을 치고 공격력이 뛰어나 점수를 많이 내도 수비가 무너지면 어이없이 점수를 내주고 이길 수 없는게 야구이기 때문이다
한화 이글스가 그런 팀이다
세상살이도 공부를 열심히 하여 출세를 하고 사업에 성공하여 부를 쌓아 올리는 것을 야구의 공격이라고 본다
모두가 존경하는 입신양명의 위치에 있더라도 술에 지고, 여자에게 지고, 돈에 지면 하루 아침에 쪽박이 된다
한번의 실수가 승패를 가르는 야구의 수비실책이 되는 것이다
나는 공격력이 약해서 원래 부터 쪽박을 차고 살았으니 수비해서 지킬것도 없다
야구를 보면서 그나마 쪽박이라도 깨지 않고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