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원일기

복사꽃

재정이 할아버지 2017. 4. 13. 20:16


아침에 약수터로 물을 뜨러 갔더니 우물가에 복사꽃이 활짝 피었다

봄을 알리는 꽃은 많지만 그중에서도 복사꽃이 제일 화려하다

홍매화는 겨울을 이기고 처음 보는 꽃이라 예쁘다

벚꽃은 뭉터기로 피어나서 온 세상을 꽃구름으로 덮어 반갑다

그 다음에 피는 복사꽃은 멀리서 보아도 붉은 빛이 무지개 처럼 피어 올라  봄의 절정을 화려하게 장식한다

중국의 도교에서 천도 복숭아를 신선들이 먹는 신성한 과실이라고 해서 그런지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사람들이 좋아하는 과일이다

중국의 역사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는 삼국지의 출발점이 도원결의이다

펄벅의 대지라는 소설은 왕룽이 대가집 마님의 몸종 오란을 아내로 맞아 성 밖으로 데리고 나오면서 복숭아 한개를 사주는 것으로 시작된다

일본의 어린이들이 부르는 대표적 동요는 복숭아 동자가 악귀를 물리치는 "모모 따루상"이다

우리나라는 초등학교에서 나의 살던 고향은 복숭아 꽃 피는 마을이라고 가르쳐 복숭아 꽃은 고향의 상징이다

복숭아 나무는 귀신을 쫓는 나무라고 해서 산소주변이나 집안에는 심지 말라는 어른들의 가르침도 있었다

예전에 우리집 우물가에도 복숭아 나무가 한 그루있었는데 어느날 무당이 찾아 와서 집안에 동티가 났다고 잘라 버리라고 해서 베어지고 지금은 없다

중국, 일본, 한국에서 복숭아는 수 많은  전설, 그리고 생활속의 이야기를 간직한 나무이다

복숭아는 영양가도 높고 여러가지 약리성분이 있어 건강에도 좋은 과일로 알려져 있다

맛도 좋고 영양가도 좋다는 복숭아는 아무때나 먹을 수 있는 과일은 아니다

과실이 쉽게 물러져서 오래 두고 먹을 수 없다는 결점이 있다

말리거나 냉장처리가 되지  않기 때문에 통조림 이외는 달리 저장이 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과수를 하는 사람들이 선호하지 않는 과일이기도 하다

그런 단점을 역으로 이용해서 인생을 바꾼 친구가 있다

성격이 특이하고 반골기질이 있는 친구다

직장생활도 적응을 하지 못해서 소도 키우고 개도 키워보고  묘목도 키워 보았지만  번번히 실패만한  친구이었다

그런데 우루과이 라운드라는 국제 협약이 체결되자 농산물 수입에 지레 겁을 먹은  과수농가들이 농사를 포기하고 나무를 베어내던 때가 있었다

삐딱한 반골인 친구는 이때가 복숭아 나무를 심을 때 라고 판단을 한 모양이다

다른 과일은 몰라도 복숭아는 저장성이 없어서 수입할 수 없는 과일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나무를 키우는 일에는 자신이 있던 친구는 유기농 한방이라는 브랜드명 까지 등록하고 명품 복숭아 재배에 도전했다

복숭아 재배는 성공했고 전국에서 최고 복숭아로 소문이 나자 당시로서는 흔하지 않은  온라인 판매도 시작했다

이러한 성공으로 우리나라 과수농업의 대표적 선구자가 되었다

지금은 현장 대학교수로 촉탁되어 영농 후계자를 가르치기도 한다

지금도 친구의 한방이 복숭아는 우리나라 온라인 농산물 판매액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복사꽃이 피면 친구의 과수원은 유치원 어린이들 견학버스로 가득 찬다

친구는 일하는 것이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다고 말하며 일에 빠져 산다

삐딱하던 성격은 긍정적이고 온화하게 변햇다

동네 말썽꾼을 지역 유지로 변모시킨 복사꽃이다

그래서 복사꽃이 더욱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