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원일기
늦기 전에
재정이 할아버지
2019. 6. 19. 17:49
로맨스 그레이
투박한 노인 얼굴에
나비넥타이처럼
늦바람 난 벚나무 꽃이 맺혔다
축제도 끝나고
아무도 찾지 않는 길가에
철 지나 피어난 벚꽃은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대견해서 한 번 더 바라본다
청춘에 품었을 꿈, 고왔던 화아(花芽)
늙었어도 낡지는 않았다며
늦기 전에
꽃이라도 피워보려고
무던히도 애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