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원일기

18년 개띠

재정이 할아버지 2017. 10. 12. 05:58

내년은 2018년이고 무술년(戊戌年) 개띠해이다

년도나 십이지신은 순차적으로 돌아오는 숫자와 명칭이므로 선택의 여지가 없다

모든 사람들은 그러려니 할뿐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는다

그러나 출산을 앞둔 부모는 다르다

같은 돼지띠라도 황금돼지라고 하기도 하고 같은 용띠라도 청룡이니 흑룡이니 하면서 태어나는 자손에게 좋은 의미를 찾아 엮으려 한다 

그런데 우연의 일치 치고는 설상가상의 해가 내년 18년 개띠다

18이라는 숫자는 읽는 소리가 싸울때 나도 모르게 튀어 나오는 욕이다

개는 친숙한 반려동물이지만 사물 명칭 앞에 붙으면 하찮고 허접한 물건이 되고 도덕적으로 문란함을 이르는 상스러운 말이 된다

나쁜 숫자의 소리와 하대의 말이 합성된 내년은 18년 개띠 해다

명절에 친구들과 만나고 온 아들이 얼굴이 환하게 밝아져서  찾아왔다

아들은 내년 봄에 둘째아들 출산을 예정하고 있다

딸이 귀한 집이라 모두 딸을 기다리던 터라 아들의 아들 소식은 달갑지 않은 소식이었다

나도 내색을 하지는 않았지만 딸을 무척 기다렸다

내년에 출산 예정인 아들 친구들이 여럿 있는 모양이다

그 중에서 딸이 예정된 친구들은 아기 앞에 붙는 18년 개띠라는 말에 몹시 전전긍긍하는 모양이다

아들은 나쁜 표현에서 조금은 비껴나가 그나마 다행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간사하다

무엇이든 내것은 좋은 것으로 치장하여 아름답게 보이게 하고 가치있게 포장하여 드러내고 싶어한다

2018년 개띠는 불러서 오는 것도 아니고 피해지는 것도 아닌 숙명이다

우리세대에서는 58년 개띠가 우리나라 성장발전과 궤를 같이하여 주목을 받았다

둘째 손자 18년 개띠는 어떻게 살아갈지 벌써 부터 궁금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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