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30

꿈길인듯.... 하롱베이 (2025. 4. 1 - 4. 5)

탄동농협 조합원 9회 차 해외연수 출국수속을 마치고 탑승구로 간다 연구단지 운동장 집결지에서퍼즐조각 맞추듯일행들이 하나 둘 모이더니반가운 이웃들로 동행의 큰판이 짜였다 경상도에서는 산불로 난리가 났고대통령 탄핵선고는 일정이 잡혔다어수선한 시국 탓인지 면세점 주변이 썰렁하다 트럼프의 관세 몽니로환율마저 급등해 물가가 뛰었다모든 면세점이 할인표를 붙여 놓았지만물건값이 금값이라 눈길조차 돌리지 않는다 베트남 하노이로 갈 비행기가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손자들에게 잘 다녀오겠다고 전화로 인사를 한다같이 가자고 손짓만 해도득달같이 달려올 손자 녀석들이다 함께 가지 못하는 미안함에출국장 탑승구는 설레기도 하지만공연히 쓸쓸해지는 곳이다 군대생활 시절폐쇄된 영역에 갇혀서그리운 사람들이 보고 싶을 때부르던 노래가 있었..

여행 이야기 2025.04.08

강천산 단풍놀이

전라북도 순창군립공원 강천산은 단풍명소다11월 중순이니 농익었으리라 짐작하고 단풍구경을 나섰다 강천산은 입구부터 초만원이다대도시 번화가 보다 지나다니는 사람이 더 많다접근성이 좋고 코스가 편해서아기 유모차,  전동차를 탄 노인,  단체 외국인까지사람들이 길 위에 밀려다닌다  모두 단풍을 보러 왔는데단풍이 덜 들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군립공원이라더니등산로 입장료를 받는 곳도 처음이다70세 이상은 경로무료라나는 무료로 입장했다 오천 원 입장료를 내면2천 원은 고향상픔권으로 돌려준다트래킹을 마치고 나와서 보니 2천 원으로는  살 물건이 없다상품권이 아까워 사천 원짜리 빵 2개를 사 먹었다 등산로 입장료도 그렇고상품권도 그렇고좋은 구경을 시켜드릴 테니돈은 좀 쓰고 가시라는 뜻이다 등산로 입구를 지나니 몇 걸음 안..

여행 이야기 2024.11.11

영덕 비치로드 트래킹

극서의 무더위 끝에 바닷소리나 듣자며 찾아온영덕 블루로드 우리의 출발점이다무작정 버스에서 내린 이름 모를 어촌이다 많은 바닷가를 다녀봤지만우리나라에서이렇게 탁 트인 수평선 바다는 흔치 않다  해안으로 데크를 놓아트래킹코스를 만들었는데우리는 7km 정도를 걷는다 띄엄띄엄 지나게 되는 어촌 마을 방파제도이렇게 채색하니 예술작품이다 갯바위에 소망을 담아쌓아 올린 작은 돌탑들이 정겹다 데크에서 망망대해를 바라보니 거칠 것이 없다인적도 드물어푸른 바다와 솔바람 소리만 들리니이름 그대로 블루로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민간인 출입통제 구역이었을 해안초소 초소를 관광객 휴게소로 만들었고뷰 포인트가 되었다 어느 초소에서는초병의 동상이반갑게 나를 맞는다 나라를 지키느라고생한다고뜨겁게 격려를 해주었다 바다와 길 뿐이지만몸과 ..

여행 이야기 2024.10.06

초원의 꿈, 내몽골 여행

여행기간 2024. 08. 03 - 08. 08 오랜만의 해외여행 자주는 아니고 가끔은 가는 편인데코로나로 발길을 끊고 나니다시 용기를 내어 가는데많은 시간이 흘렀다 처음 와 본 인천공항 2 터미널 1 터미널은 복잡하고 붐볐는데2 터미널은 황량할 정도로 넓고  한산하다 손자들에게 보여 주려고아이들이 좋아하는 뽀로로 놀이장에서여행을 시작한다 당초 여행계획은 곤명의 샹그릴라였는데모객이 되지 않아급하게 내몽골로 행선지를 바꾸었다 초원과 사막은 늘 보고 싶었다 여행사 전세기를 타고 간다전세버스 여행은 자주 가는 편인데전세기 여행은 처음이다 그래서 모든 여행의 출발은 설렘이다 새벽에 도착해서잠만 자고 일어난 내몽골의 수도 후허하오터의 아침 해발 1000m 이상의 고원지대라일교차가 크고 자외선 지수가 높아해가 뜨면..

여행 이야기 2024.08.09

잔도를 지나서 꽃길로

철원 주상절리 잔도길 드르니 매표소 대전에서 철원까지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새벽 6시에 부지런을 떨고 나섰어도 11가 넘어 도착했다 산악회 전문 관광버스로 가는데도 이렇게 어렵다 고속도로가 생겨 이론적으로는 세 시간이면 충분하지만 수도권을 지날 때 교통체증이 장난이 아니다 드르니 매표소 초입에 있는 전망대 한탄강 주상절리길 특징인 협곡과 맑은 물이 아련히 펼쳐졌다 한탄강은 큰 여울이라는 뜻이지만 철원이 갖는 분단국 휴전선 이미지 때문에 젊은 청춘들이 최전방으로 나라를 지키러 갈 때 이 강을 건너며 불안한 미래를 한탄하던 모습이 먼저 떠오른다 북한에서 발원하여 휴전선을 넘고 철원을 지나 임진강에 합류하는 강이 한탄강이다 왕건이 말에게 물을 먹이고 임꺽정이 여울에 앉아 발을 씻던 강이다 남, 북한이 같이..

여행 이야기 2023.10.11

여수(麗水)에서 여수(旅愁)를 씻다

코비드 19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여수였다 인류 역사에 기록될 질병 코로나의 질곡에서 싸움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지만 음습한 터널에만 갇혀있을 수 없다고 나를 불러낸 것은 탄동농협의 힐링여행 여수 선진지 견학이었다 200년이 넘었다는 고택의 사랑채에서 따듯한 매실차로 인생역정의 여수(旅愁)를 씻는다 청년기에 뜻도 모른 채 목청껏 불러댔던 인생은 나그네 길이라는 노래 오래된 고택은 귀물이 되어도 고희를 넘긴 사람은 늙었다는 이유로 천덕꾸러기가 되는 세태 때문에 새삼스럽다. 야망을 품고 고산준령을 넘은 것도 아니고 개똥밭에서 험한 뻘밭을 헤매다 나온 것도 아니어도 나그네로 살아온 세월의 무게가 旅愁이기 때문이다 여수(旅愁) : 객지에서 느끼는 시름이나 걱정 나그네 길 동반자인 아내가 여수에 오니 여수가 되었..

여행 이야기 2022.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