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자 재정이

5년 묵은 재정이

재정이 할아버지 2020. 8. 5. 17:48

 

아이들에겐 모든 날이 특별하지만

그중에서도 생일이 으뜸이다

 

8월 1일이 생일이라

한 달치 생일을 모아서 치르는 어린이집에서도

재정이는 제 날에 생일 행사를 맞는다

 

촛불 다섯 개를 밝히는 재정이 생일 케이크

이제는 5년 묵은 중고품이다

 

삼복더위에 맞는 생일이라

집에서는 간단히 촛불만 밝힌다

 

탈 없이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수수팥떡과

간식으로 잘 먹는 수제 햄버거를

엄마가 만들었다

 

할아버지가 농사지은 토마토는

재정이가 아기 때부터

제일 좋아하는 토마토 수프 재료다

 

 

다섯 번째 생일의

축하인사는 동생

재민이의 볼 뽀뽀가 백미였다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재정이가 이발을 했다

후텁지근한 날씨에 땀이 많이 나서

시원하게 잘랐다

 

고무줄로 머리를 묶고 다니던 재민이도

미용실에서 재정이가 조용히 머리를 자르는 것을 보고

따라서 조용히 머리를 잘랐다

 

아기들의 스승은 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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