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삼청산, 황산 회갑 여행('16.10.16-10.20)

재정이 할아버지 2017. 2. 13. 19:58

아내의 회갑을 기념해서 중국 황산 여행을 갔다

일정은 2016년 10월 16일 부터 10월 20일 까지 4박 5일 이었다.

아내는 25살에 나에게 시집을 왔다

그리고 아들 둘을 낳고 이제 까지 가족을 위해 헌신만 하고 살았다.

어렵고 힘든 고비, 고비를 잘 넘기고 이제 회갑을 맞은 아내에게 자식들이 효도여행을 선물했다.

자식들이 성장해서 모두 자립을 하고 어렵게 모은 돈으로 보내 주는 고마운 여행이라 출발 부터 감회가 깊다.

우리 부부는 여행을 자주하는 편이지만 아내는 중국여행을 한번도 하지 못해 중국 여행을 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중국 여행을 많이 다녀온 지인의 추전으로 중국, 그중에서도 자연 풍광이 뛰어나다는 황산을 선택했다.

장가계를 추천하는 분들이 많았지만 고소공포가 심한 나는 고공잔도가 무서워 황산을 선택 했다.  

아내의 여행 취향은 도시적인것 보다는 자연 풍광을 좋아 한다.

여러번 일정을 조정하여 황산과 삼청산이라는 명산, 명청대 옛 거리라는 풍물, 아름다운 시골마을 무원이 포함된 일정이 마음에 들어 이번 여행일정을 최종 선택하였다

여행을 함께 떠나는 일행은 우리를 포함해서 8명 이었는데 공항에서 처음 인사를 나누고 나는 일행의 인솔 대장이 되었다.

우리 일행은 칠순을 맞은  어른 내외, 환갑을 맞은 우리 부부처럼 인생의 전환기 기념여행을 가는 경우와  방학을 이용해 여행을 다니는게 취미인  대학교수 부부,  친구 사이인 여자 두분이었다.

여행이라는 것 자체가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탐색과 모험의 과정이다.

여행의 시작인 만남으로 일행이 된 우리 8명은 짧은 순간, 간단한 일정 미팅 사이에도 오래된 인연처럼,  동지처럼,  동반자로 인연의 줄을 엮기시작했다.

여행 기간 중 일행들은 내가 하는 말이 재미 있어서 여행이 더 즐겁다는 말을 많이 했다. 글을 써 보라고 권유도 했다. 교수님은 블로그를 만들어 보라고 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블로그를 만들고 재미있는 이야기는 [생원일기]로 태어났다.

 

우리는 카메라를 두개 들고 여행을 간다

첫번째는 내가 찍는 사진이고 여행 일정의 기록 중심으로 아내를 찍는다.

두번째는 아내가 찍는 사진이고 스냅사진 위주로 나를 찍는다.


황산 여행 사진  top pick 4    

황산의 험난한 잔도를 내려와 잠시 쉬는 시간이다.

황산에 도착해서  첫날을 빼고는 계속 비가 내렸다.  365일 중 300일 비가 온다는 지역이니 비가 오는 것은 당연 할 수 있다.

그러니 여행 복장부터가 우습다.  상,하의 우의에 덧신 까지 신어야 한다.  산행 시작 부터 끝 까지 땀과 빗물로 온몸이 젖어서 무겁다.

비안개가 산 중턱 까지 내려 앉은 운해가 최고의 비경이라고는 하지만 경치구경 보다는 잔도를 지나는게 무서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크라우드 나인 - 행복의 절정이라는 아홉층 구름속을 거닐다 지쳐서 앉아 있는 모습이다

삼청산, 황산에서 잔도를 오르내리며 내가 이렇게 되지 않을까 걱정했다

고소 공포증과 공황장애가 있는 분들을 참고 바란다.

수 많은 계단들을 오르고 내리고, 또 오른다

중국인들은 왜 이렇게 험한 산에 험한 길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보여 주려고 애쓸까?

중국 여행지는 어디를 가나 기본적으로 수려한 자연풍경 - 앗찔한 인공 구조물 - 기상천외한 사람들의 생활이  필수 세트다.

뒤에 보이는 젖꼭지 바위.

바위의 둥근 모양과 유두형태가 자연인가, 인위적인가 논란도 있다는 바위이다.

이 바위에 홀린 칠순 어른이 이곳에서 사진을 찍다 잔도 아래로 굴러 떨어졌다. 일행은 혼비백산했으나 어른은 하나도 다치지 않고 걸어 나오셨다.

조경호 가이드의 빠른 대처도 놀라웠던 곳이다. 



여행의 시작

출발 당일 인천공항 로비다.

아내가 우아한 모습으로 여행 일정을 점검한다.

출국 절차를 마치고 계류장으로 가는길. 어가 행열을 만났다.

왕과 왕비 사이의 여자? 왕의 표정이 썩 내키지는 않는 듯하다.


명청대 옛거리.

문방구가 특산품이다

이색적이라 재미는 있지만 음식이고 물건이고 선뜻 사기에는 망설여지는 그런 곳이다.





손자 주려고 목각 개구리를 하나 샀다. 나무 막대기로 등을 긁으면 개구리 우는 소리가 난다.




우리는 여행지에서는 아침족이다.  저녁에 일찍 자고 새벽에 일어나 어두워도 호텔주변을 돌아 다닌다.

저녁에는 호텔주변에 관광객을 노리는 불량배가 있을 수 있지만 새벽에는 불량배도 잠자러 간다는 내 이론 때문이다.

이른 아침 호텔 주변을 산책하다 만난 만두장수. 현지인들은 아침에 출근하면서 이런 곳에서 만두,국수 등 아침을 사 먹는다.

이른 시간인데 길가에 수레, 트럭을 놓고 노점 음식 준비로 바쁘다. 만두 솥  칸칸에 종류가 다른 만두를 팔고 있었다

3일을 묵은 호텔 앞이다



중국인들의 출근시간

길 건너 버스 정류장.  황산 지방 건축물 특징을 살려 설치한 것이 이채롭다. 


아내가 무척 신기해 하던 전기 오토바이.

소리 없이 달리고, 비가 많은 지방답게 오토바이에 우산을 씌우고, 상의를 뒤집어 입고 다니는 운전자의 옷을 재미있게 바라본다

휴게소에서 군것질 거리도 사고 궁금한게 많아서 매번 약속시간 보다 늦게 나타나는 아내


삼청산 입구

중국 토속 신앙인 도교의 신선들이 산다는 삼청산이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산에 오르기 시작하는 지점

잔도가 시작된다. 계속 이런 길이라고 믿었다


몇 걸음도  못가서 만난 첫번째 난관.  다리에 힘이 쫙 빠지고, 머릿속이 하얗게 되어 뒤로 넘어질것 같고..... 돌아갈 수도 없다  


아무것도 안 보여 모두가 안타까워 하고 있지만, 나는 삼청산 신들에게 아래가 안 보이게 안개를 많이 달라고 수천번 마음 속으로 기도하며 이 길을 갔다.



웃어도 웃는게 아니라 정신이 나간 것이다



안개가 끼어서 아래가 안 보여 지나 갔다. 내 정신으로는 갈 수 없는 길이다. 1600m 고지에 3600m 의 길이라고 안내판에 써 있다. 일정 조정할때 황산만 알아 봤지 삼청산을 작은 산이라고 얕봤던 내 실수다. 구름 속을 노니는 신선들의 길이라는데 나에게는 생과 사의 갈림 길이다. 사즉생. 살아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이다



정상부에 오르니 안개가 조금씩 벗겨지기 시작해서 살짝 드러낸 여신상. 잔도는 다 지나왔다







이상한 바위. 아무도 설명해 주지 않았고, 여행 설명서에도 없다. 그런데 모양이 묘하다. 볼수록 희한하다. 





젖꼭지 바위. 일행 중 한 분이 젖꼭지 바위 사진을 찍다 잔도에서 뒤로 넘어지는 사고가 나서 많이 놀란 곳이다


정상부에서 부터 안개가 걷혀 반대편으로 내려오는 길은 대단한 비경이다.  
















삼청산 호텔 로비

어린 종업원이 우리를 바라보며 계속 웃고 따라다녀 같이 사진을 찍었다

어떻게 만들었는지 궁금하던 대형 도자기


호텔 앞 민속품 상점

버섯 말린것, 잡곡, 목각 등 많은 물건이 있었지만 중국산 선입감으로 누구에게 선물하기도 이상하고, 내가 먹기는 더 싫고 눈요기만 했다.



휴게소 동산에서 꺽어온 황계수나무 꽃

휘파문화를 간직한 강만 입구. 민속촌이라고 보면 되는 곳이다





제삿상 차림, 지역 음식재료는 다 올리는지 종류가 무척 많다, 개구리도 있다

















팔자에도  없는 처제들과 점심식사.

조금은 비싼 여행상품이라 호텔과 식사는 항상 좋았다.

어느 여행 가이드가 싸고 좋은 여행상품은 없다라고 한 말이 생각난다.

사계절이 아름다운 시골마을 무원에서의 점심이다  

대단히 높은 다리가 계곡을 가로 질러 마을과 마을을 연결한다.

나는 다리 근처에도 안가고 과일만 사 먹었다.


시간이 멈춰버린듯 조용하고 편안한 마을 .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이라고 한다

이번 여행 중 가장 아름답고, 흥미롭고, 기억에 많이 남는 여행지가 무원이다. 중국인들의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고 이해할 수 있는 곳이다.




이상한 집, 여러번 놀라고 신기했던 집이다




무원마을 계곡 건너편 다랭이 밭

참 아름답고 편안한 마을이 무원이다











여전히 비가 내린다

황산 입구 휴게소에서 비옷, 덧신을 사입는다

출발은 대단히 좋았다.

케이블카를 타고 황산의 절반 쯤 올라 왔을때 운해가 보이기 시작했다.  모두 오늘의 대박을 예상했다

운해를 제대로 볼려면 산 아래는 부슬비가 내려야 한다. 그래야 무거운 비구름이 내려 앉아 산 중턱 아래로만 구름이 덮이고 산위는 구름 없이 비만 온다. 그런데 그런 날이 바로 오늘 같은 날이라는 가이드의 설명 때문이다.

그런데 운해의 소망은 여기 까지 였다.



또 다시 찾아 오는 잔도 의 공포. 그래도 삼청산 보다는 덜하다. 문제는 아래가 보인다는 것이다





우리가 서있는 이곳은 산 아래에서 보면 구름속이다. 아홉층 구름 속에서 최상의 쾌락이라는 크라우드 나인을 걷고 있는 것이다 








내려가는 길은 급경사 계단길이고 잔도 아래는 끝이 안 보이는 바위 절벽이다. 산에서 죽느니 내려가다 죽는다는 심정으로 눈을 감고 벽에 붙어 내려 간다.

절벽계단을 다 내려왔다.



여기가 유명한 사랑의 자물쇠 거는 곳이라는데 자물쇠도 별로 없고 쓸쓸하다. 

현기증이 심하게 찾아와 내가 쓰러지기 직전 까지 갔던 곳이다.

잔도길을 다 왔다고 긴장이 풀어지고, 그래서 담배를 한대 피웠는데 10분도 안 되어 앞이 깜깜하고 다리가 풀렸다.  1800m 고지대이고 극심한 긴장과 공포 속에서 담배를 피운 내 실수다.  이곳을 여행하는 사람은 꼭 명심해야 할 안전수칙이다.

조경호 가이드가 우황 청심환을 먹이고 부축해서 조심스럽게 내려 왔다.

산 아래로 내려오니 현기증은 사라졌다.  

여행의 중요 일정이 끝났다.  휘문가무 쑈를 구경하고 호텔로 가는 길에 뒷풀이를 했다

강가에 있는 비밀스러운 무대다. 먼저 우리 부부에게 그림자 연극을 하라고 해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연출했다

칠순 어른도, 젊잖은 교수님 부부도 들어갔다 나왔는데 무슨 짓을 했는지는 모른다. 


칠순 어른이 삼청산 잔도에서 넘어졌어도 살아난 보은으로 양꼬치를 사 주신곳, 양꼬치는 처음 먹어 봤다. 맛은 있지만 비쌌다

휘주 박물관

시골의 작은 박물관이다








황산공항이다. 여행은 끝나고 추억만 남는다. 모두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고 계시겠지 ..... 









삼청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