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원일기

낚시 미끼

재정이 할아버지 2017. 3. 2. 19:48

날씨가 풀려 이번 주말에는 낚시를 가기로 했다

30년 전에 마누라가 사준 낚시대를 정리하고 있는데 마누라가 옆에 앉아 참견을 한다

봄에는 무슨 미끼로 무슨 고기를 잡느냐고 묻는다

지렁이 미끼로 붕어를 잡는다고 했다

마누라도 낚시를 잘 한다

지렁이도 못 만지고 낚시줄을 던지지도 못한다

낚시에 따라오면 내 옆에 자리를 만들어 준다

낚싯대를 한대 펴서 지렁이 미끼를 꿰어 낚시줄을 던져주면 나는 못잡아도 마누리는 고기를 곧 잘 낚아 올린다

말 없이 낚싯대를 손질하는 나를 바라보던 마누라가  무슨 미끼를 쓰면 사람을 잡을 수 있느냐고 심각하게 물었다

사람을 잡으려면 뭐니 뭐니 해도 돈이 제일 좋은 미끼라고 했다

마누라가 지갑을 가져오더니 오만원 짜리 하나를 내 손에 쥐어 준다

붕어만 잡지 말고 나도 잡아 보란다

낚시꾼은 잡은 고기에게 미끼를 주지 않는다고 했더니 그래도 옛날처럼 한번 잡아 보고 싶어 그런다며 깔깔깔 웃는다

그럼 내가 잡혀서 살아온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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