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원일기

붕어를 잡는 법

재정이 할아버지 2017. 3. 5. 20:55

낚시를 다녀왔다

낚시꾼은 낚시가방을 메고 집을 나설 때가 제일 행복하다

로또복권을 살 때의 심정과 꼭 같다

집을 나서면서 부터는 고생의 시작이다

새벽안개를 뚫고 논산 노성에 있는 병사리 저수지로 갔다

물이  깨끝하고 주위 경관도 좋다

무엇보다도 낚시꾼을 괴롭히는 불루길과 베스가 없어 내가 즐겨 찾는 저수지다

아직은 추워서 조금 이르기는 하지만 낚시꾼들이 제법 많이 물가 앉아있다

고기가 있을 만한 자리를 찾아 오랫만에 낚시대를 펴며 월척의 꿈을 꾸었다

병사리 저수지는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물닭이 물위에 떠 있고  딱다구리가 참나무를 쪼는 소리가  목탁소리 처럼 들린다

낚시는 침묵의 취미이다

몸 움직임도 요란해서는 안되고, 말소리도 최대한 낮게 해야 옆 사람에게 방해되지 않는다

미동도 하지 않고 말도 하지 않고 오로지 찌 하나만 응시하다 기회를 정확이 포착하는 것이 낚시의 도다

그런데 내 찌는 세시간을 넘겨도 꼼작이 없다

대전에서 논산 까지 한시간을 달려 와서 지렁이 목욕이나 시키는 셈이다

슬슬 지루해지고 월척의 기대가 무너지기 시작하는 시간대다

그런데 옆 자리 젊은 낚시꾼은 수시로 붕어를 낚아 올리며 정신없이 바쁘다

어차피 붕어 잡기는 틀렸고 낚시 구경이나 할 요량으로 젊은 사람 옆에 앉았다

젊은 사람은 낚시 장비 부터가 어마 어마하다

나는 30년된 낚시대 두대를 펴고 미끼도 지렁이 하나만 쓰고 낚시 방법도 30년 전 처음 낚시를 배울때 쓰던 방법 그대를 고수한다

그런데 젊은이는 펴논 낚시대가 스무대가 넘었고 고가의 고급 낚시대다

미끼도 지렁이,  떡밥, 옥수수 등 여러 가지로 붕어의 입맛에 맞추어 쓰고 있었다

여러대의 낚시대를 쓰다 보니 붕어를 잡아 올릴때 낚시줄이 엉켜서 곤욕을 치루고 있었다.

나는 그냥 구경하느니 젊은이 엉킨 낚시줄을 풀어 주었다

그러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자영업을 하다가 부도를 당해 신용불량자가 된 딱한 젊은이 이었다

젊은이는 모든 것이 싫고 괴로워서 매일 새벽에 집을 나와서 어두울때 까지 낚시로 세월을 보낸다고 했다

나는 피해서 되는 일은 아무것도 없으니 무엇이라도 시작해서 재기를 해야지 이렇게 낚시로 보내는 세월이 아깝지 않으냐고 가벼운 충고를 해주었다

낚시꾼은 낚시를 하다 줄이 엉키면  맺힌 매듭을 천천히 풀어내서 다시 낚시를 하지 않느냐. 엉킨 낚시줄을 끊어내는 사람은 낚시꾼이 아니라고 말해 주었다

내가 집에 가려고 낚시대를 추스려 접고 있는데 젊은이가 고기망을 들고 내게로 왔다

붕어를 먹느냐고 묻기에 잡는 것보다 먹는 것을 더 좋아 한다고 했더니 붕어를 모두 가져가라고 주었다.

어르신 말씀이 정말 옳은 말이고 누구도 그런 말을 해주지 않았는데 내일 부터는 일자리를 알아 보러 가겠다고 했다

내가 낚시를 다니면서 오늘 붕어를 제일 많이 잡았다

붕어를 어떻게 잡았든지 큰것을 많이 잡는 것이 낚시꾼의 꿈이니 오늘은 대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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