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원일기

이기심

재정이 할아버지 2017. 2. 27. 18:57

마누라가 친구들과 한나절이나 전화 수다를 떤다

직접 말은 안하지만 옆에서 흘려 들은 이야기는 고등학교 동창회장 뒷담화다

동창회 모임을 주도하며 친구들 크고 작은 일에 헌신적이고 애경사도 잘 챙기고 모임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는 친구가 있는 모양이다

그런데 문제는 모임이 있을 때 마다 회장 인척이 하는 식당을 이용하고 그 식당이 비싼 가격에 비해서 음식이 별로 맛이 없어 불만이라는 내용이다

결론은 회장이 헌신적으로 동창회를 위해서 노력은 하지만 너무 이기적이라 문제가 있다는 동창들 불만이 있는 모양이다

이기적이라는 말은 부정적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경제를 공부할 때 첫번째로 전제하는 말이 이기심이다

경제활동의 핵심이 이기심이라는 말이다

이기심을 이해하고 부터 나는 사람들에게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 무엇이냐는 물음을 던져 본다

대부분 돈이나 권력이라고 대답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더 근원적인 힘은 이기심이라는 것이 경제학자들의 견해다

이른 새벽에 피곤함을 떨치고 출근하는 사람들, 시장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목이 터져라고 손님을 불러 물건을 파는 상인의 노력이 자신에게 이익이 되지 않고 남을 위한 봉사라면 그렇게 열성적이지는 않을 것이다

종교적 신념으로 불쌍한 이웃에게 희생하는 이타심은 특별한 경우이다

무슨 사업이든 그 일이 모든 사람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는 일라면 무조건 성공한다

나에게 필요하고 이익이 되는 일을 반대하거나 싫어할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한쪽의 이익이 다른쪽의 손해가 된다면 필연적으로 저항이 따른다

이기심을 가장 잘 이용하는 사람들이 정치인들이다

선거때만 되면 노인복지, 육아복지, 청년희망, 기업육성 등 국민이 손해되는 일은 하나도 없고 모두가 이익이 되는 말의 성찬, 이기심이라는 미끼로 표를 낚는다 

사기꾼도 대상을 속이는 것은 이기심이다

안되는 일도 되게하고, 시중금리 보다 월등히 이자를 많이 준다는 미끼에 걸려드는 것이니 사기꾼 보다 더 나쁜  사람은 사기를 당한 사람의 탐욕이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래서 경제 교과서에도 이기심을 이해하되 합리적 이기심이 경제주체라고 말한다

마누라가 길고 긴 전화 수다를 끝냈다 

친구들과 이야기를 종합하면 그래도 동창회장에는 그만한 친구도 없다는 것이었다

조금 비싼 음식을 먹기는 하지만 친구들 궂은 일, 어려운 일에 발 벗고 도와주고 소소한것 까지 챙기며 친구들이 만날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는데 나보고 그렇게 하라고 하면 월급을 주어도 못한다고 했다

기왕 모여서 식사하는 자리인데 제 친구,  제 인척 집을 이용하는 것도 그 친구의 타고난 오지랍이니 탓 할게 있느냐고 매듭을 짓는다    

'생원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낚시 미끼  (0) 2017.03.02
막둥이  (0) 2017.02.28
박새  (0) 2017.02.26
개나리 꽃  (0) 2017.02.23
여권사진  (0) 2017.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