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는 바보다
할머니집에 놀러 왔는데
할아버지가 뿔나서
밥도 못 먹고 쫒겨났다
할아버지가 왜 화를 내는지
할머니가 맛 있는 밥을 왜 안 해주는지
영문도 모른채
주눅이 들었다
할머니가 주워온 밤을 세며
이해할 수 없는 꼰대의 횡포를 경험한 날이다
재정이도 재민이와 툭하면 싸운다
그러나
재민이가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는
아이스크림을 잘 먹도록
살뜰히 보살피는 것은 형 재정이 뿐이다
할아버지는 그것을 모른다
그래서 바보다
재정이도 이제 아기 티를 벗었다
알 것은 다 안다
세월이 빠르다고 하지만
아이들이 자라는 것을 보면
아이들은 세월보다 더 빨리 자란다
할아버지가 안아주는 것을 좋아하던 재정이가
이제는 안으려는 손을 뿌리치고
혼자 있는 것을 더 좋아한다
할아버지는 바보라 재정이가 왜 그러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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