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원일기

간밤에 내린 비

재정이 할아버지 2017. 2. 20. 21:37

아침에 일어나 하늘을 보니 쾌청하다

어젯밤에는 제법 많은 비가 내렸다

도로가 겨울철의 묵은 때를 벗고 산뜻하다

멀리서 보이는 나무 꼭대기 잔가지가 연두빛을 보인다

봄이 오고 있음을 나뭇가지 연두빛이 알린다

벚나무 꽃망울도 통통하게 물이 올랐다

지난밤 비는 겨울비 답지 않게 소나기처럼 세차게 내렸다

비만 온것이 아니고 천둥과 번개가 요란스러워 잠에서 깨어나 걱정스레 창밖을  바라보다 선잠을 잤다

천둥과 번개가 요란스러워도 마누라는 코를 골며 잘도 잔다

요즈음은 상식을 가지고 판단하기 어려운 일들이 전 세계적으로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조폭같이 행동하는 대통령이 하나,둘이 아니고 이념과 종교적 신념이 다르다고  사람을 죽이는 것을 서슴치 않는 테러가 준동을 한다

국내에서도 대통령을 하고 있는사람이나 하려는 사람들이 논두렁에 메뚜기 날뛰듯 국민을 위한답시고 휘젓고 다니니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간밤에 요란스럽게 비가 내려 봄이 성큼 다가오듯 세상도 한번쯤 휘둘러 지나가는 것이 약이 되기도 한다

태풍이 지나가면 홍수와 사태로 사람이 죽고 재산에 손실이 가져오지만 병든 나무가지를 정리해서 산과 나무를 건강하게 하고, 강에는 쓰레기와 오염된 퇴적물을 쓸어내려 물을 맑게 한다

젊은날 내가 이런 저런 고민이 많을때 한 선배는 말없이 내 고민을 들어주고 나서 비바람 부는날 바닷가에 나가보면 거센 바람과 굽이치는 파도에 금방 죽을것 같이 두렵지만 높은 산에 올라가 바다를 바라보면 그저 파도가 높은 바다일 뿐이라고 말했다

세상을 눈앞에 보이는것만 보지 말고 한발짝 물러나 높은 곳에서 멀리 보라는 충고 였다

마누라가 잠에서 깨어 일어나 창밖을 보더니 밤에 비가 왔느냐고 내게 묻는다

요란스럽게 천둥이 치고 번개가 일었어도 아무것도 모른채 잠만 잤다는 말이다

천둥소리에 놀라 잠을 설쳤어도, 모르고 잤어도 아침은 오고 맑게  하늘이 밝는다

마누라 처럼 곰탱이 같이 사는 것이 좋은건지, 나 처럼 예민하게 사는 것이 좋은건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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