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원일기

봄날은 갔다

재정이 할아버지 2017. 5. 4. 05:59

마누라가 친구를 만나러 간다고 나갔다가  30분도 안 되어 돌아 왔다

그러면서 지금이 몇 월이냐고 물었다

5월이라고 대답을 했더니 5월이면 봄인가 여름인가를 또 물었다

봄이라고 말 했더니 입었던 옷을 훌러덩 벗어 던지며  무슨 봄이 이렇게 더우냐고  성질을 낸다

우리는 하루 종일 집안에 있는 날이 많아서 바깥 날씨에 대해서 둔감한 편이다

창밖으로 보이는 공원의 풍경으로 계절을 느끼고 방안의 공기로 기온을 감지해서 옷을 입는다

우리 집은 북향집이라 바깥 온도보다 춥게 산다

마누라는 재작년에 지인으로 부터 봄옷 한벌을 선물 받았다

여자들이 좋아하는 명품 상표라 가격도 비싸고, 디자인, 색상 모든게 마음에 들어 하던 좋은 옷이었다

그런데 작년에는 어떻게 하다보니 금방 봄이 지나가 버려서 좋아 하는 그 옷을 한번도 못 입었다

올해도 벚꽃이 필 무렵에는 추울것 같아 못 입더니 오늘 오후에 친구를 만나러 간다며 그 옷을 꺼내 입고 집을 나갔었다

그러나 밖으로 나가보니 날씨가 더워서 모두 반팔 차림에 여름 옷을 입고 다니는데  더워서 못 입겠다며 돌아온 것이다

마누라는 여름옷으로 갈아 입으며 봄이 왜 이렇게 짧아졌느냐며 나한테 따져 묻는다

나는 봄이 짧은 것은 당연하다고 대답을 했다

왜냐 하면 여름, 가을, 겨울은 두 글자인데 봄은 한 글자이니 당연히 짧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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