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원일기

맹꽁이

재정이 할아버지 2017. 7. 5. 05:55

맹꽁이 소리다

정말 오랫만에 듣는 맹꽁이 울름 소리다

비가 그쳐 주말농장이 궁금해서 밭으로 가는데 멀리서  맹꽁이가 울고 있다

맹꽁이는 평시에는 보기 힘든 양서류 동물이다

장마철 비가 많이 올때만 둠벙이나 미나리꽝에서 맹꽁이가 운다

야행성이라 낮에는 땅속에 숨어있다가 밤에만 돌아다니고 장마철 산란기에만 잠깐 나타나기 때문이다

까마득히 잊고 살았는데 오래된 친구를 우연히 만난듯 맹꽁이 울음소리가 반갑다

얼마전 금개구리 때문에 어느 도시의 개발계획 일부가 변경된다는 뉴스를 보았다

지금은 보호동물이지만 우리가 어려서는 논밭에 지천으로 뛰어다니던 금개구리다

학교가 끝나면 금개구리를 잡아다가 닭도 먹이고, 돼지도 먹이고, 뒷다리는 구워서 나도 먹었다

논밭에 뿌리는 농약 때문에 멸종이 되어서 호랑이 보다 보기 힘든 금개구리가 되었다니 실감이 나지 않는다

송사리도 물이 불어나는 장마철이면 물꼬를 타고 거슬러 올라와 체로 떠서 잡았는데 지금은 없다

여름 밤에는 서쪽새가 울고, 맹꽁이도 울고, 반딧불이가 날아다녔다

잊혀져 모르고 살다가 불현듯 나타나서 향수를 자극하는 것들이다

우리들의 유년시절 기억들이 전설로 남을 날도 머지 않은것 같다

공룡이 살았던 곳에,  맹꽁이도 살았고,  금개구리를 잡아서 구워먹는 사람도 살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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