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원일기

예쁜 얼굴

재정이 할아버지 2017. 7. 18. 05:51

아침부터 청소부 아주머니가 화났다

후줄근한 차림새의 남자와 심하게 말다툼을 하고 있었다

손자를 어린이집에 보내려고 아들집 아파트에 정해진 시간에 간다

아파트 정문에서 손자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시간이면 아주머니가 청소를 하며 지나간다

청소부 아주머니 나이는 환갑정도는 되어 보이는데도 얼굴이 아주 예쁘다

얼굴만 예쁜것이 아니라 화장도 진하게 하고 입은 옷도 곹프장에 가는 사람복장이다

허리에 차고 다니는 라디오에서는 경쾌한 노래가 흘러나오고 썬그라스까지 끼고 있어서 청소도구만 내려 놓으면 휴양지에 가는 귀부인 모습이다

매일 같은 시간에 만나다 보니 눈인사 정도는 하고 지냈다

옆에서 말다툼 내용을 들어보니 아주머니가 아는 사람은 아닌 모양이다

모르는 남자인데 아주머니가 예뻐서 죽자하고 따라다니는 스토커였다

남자는 술기운이 있어서 말도 횡설수설했다

남자는 시비조로 청소하는 시람이 왜 화장을 하고 멋을 내고 다니느냐는 것이었다

아주머니는 청소부는 예쁘고 멋을 내면 안되느냐고 대들었다

말싸움 간간히 비치는 속내에서 아주머니는 얼굴 때문에 사연이 많은 사람이라는 것이 짐작 간다

경비원이 남자를 데려가서 싸움은 그쳤다

청소부 아주머니는 혼잣말로 남자라면 넌더리가 난다며 청소도구를 챙겨들고 갔다

여자가 예쁜 얼굴로 태어나는 것도 축복만은 아닌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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