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원일기

구충제

재정이 할아버지 2017. 8. 28. 05:38

마누라를 따라 마트에 갔다

장마가 길어지고 비가 내리면 폭우로 쏟아지더니 채소값이 천정부지다

마누라가 이것 저것 들었다가 내려 놓고 선뜻 무엇하나 사지를 못한다

민심은 천심이라더니 세상이 어수선하여 무엇하나 편하지 않다

계란매대 앞에서 마누라가 발길을 멈춘다

계란값이 반값이다

반값인데도 사려는 사람이 없어 계란 매대는 썰렁하다

마누라가 나를 힐끗 바라보더니 용감하게 계란 한판을 집어 든다

살충제가 든 계란을 먹은게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고 이제 겨우 알려졌을 뿐이라며 신이 나서 계란을 사는 이유를 설명한다

어제 뉴스에 높은 양반들이 지금 판매되는 계란은 안전하니 안심하고 먹으라고 했으니 남들이 안먹고 쌀때 싫컷 먹자며 회심의 미소까지 날린다

마누라 판단이 맞다

요사이 알려져서 갑자기 문제가 된것 뿐이지 계란에 살충제가 든 것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오히려 지금이 관리가 잘 되어 가장 깨끗한 계란일 수가 있다

우리 마누라는 똑똑하다

모두가 아니라고 할때 "예!"라고 대답하는 용기도  가상하다

까짓거 구충제라고 생각하고 먹자고 한다

구충제를 먹은 것이 까마득하다

예전에는 주기적으로 구충제를 먹어서 뱃속의 횟충, 요충을 잡아야 했는데 요즈음은 검사도 안하고 먹으라고 권장도 안한다

계란에 든 살충제로 모두 박멸이 되어서 그런가 보다

우리나라는 참 좋은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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