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원일기

할머니의 저출산 대책

재정이 할아버지 2017. 8. 29. 05:59

비가 내린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해를 본지가 오래다

장마가 끝났다고 했는데 그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장마철 보다 더 많은 비가 더 오래도록 내린다

오늘이 처서다

처서에 비가 내리면 흉년이 든다는 속설이 있다

벼꽃이 필때라 생긴 말이다

나이든 할머니가 거칠게 내리는 비를 피해 꿈나무 지킴이 초소로 피신을 했다

하교하는 손녀에게 우산을 전하려고 기다리는 할머니다

손녀를 기다리는 시간에 할머니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남자들과 달리 여자들은 낯선 사람에게 물어보지도 않은 가정사를 스스럼 없이 털어 놓는다

할머니 아들은 늦게 장가를 갔다고 한다

늦장가를 간 아들이 달랑 딸 하나만 낳고는 더 이상 아기를 가지려고 하지 않는다고 푸념이다

팔십을 넘긴 할머니는 자식을 다섯이나 두었다고 했다

친구들에 비하면 많이 낳은 것도 아니지만 아들 둘에 딸 셋을 두어 지금은 노후가 행복하다고 했다

아들이 딸 하나를 낳고 더 이상 아기를 낳지 않겠다고 하는 것이 제일 큰 걱정이라는 것이다

나라에서 정치를 잘못해서 생긴 일라고 했다

할머니가 아기를 낳을때 처럼 생기는 대로 낳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병원에서 아기를 지워주고, 부랄도 발라주고, 아기가 안생기는 약도 팔아서 안낳는다고 비분강개다

할머니 말을 들어보니 일리가 있다

명쾌하고, 부작용도 없고, 돈도 들이지 않고 아기를 많이 낳게 하는 확실한 방법이다 

아기를 낳으라고 돈 몇푼 주어서 해결할 일이 아니다

낙태도, 불임수술도 못하게 하고 피임약을 안팔면 아기는 생기고 낳을 수 밖에 없다

생기는 대로 많이 낳을 수 밖에 없으니 인구가 폭발을 할것이다

인구절벽 대책을 세운다고 허풍만 떠는 정치인을 몰아내고 할머니를 국회로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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