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원일기

이 머꼬 - 2

재정이 할아버지 2017. 11. 15. 07:08

 

 

무가 바람 났다

민망하게도 남자인 내 앞에 이렇게 도발적인 모습으로 나타났다 

내가 그렇게 기르지 않았다

건강하게 잘 자라라고 물도 주고 비료도 주었다

그런데 이렇게 싸가지가 없이 자랐다

하라는 공부는 하지 않고 야동만 본 놈이 틀립없다

올해 주말농장에서 무가 풍년이다

모두 쑥쑥 자라서 모양도 예쁘고 탐스러운데 요놈 하나만 이렇게 요상하게 생겼다

 

오늘 무와 배추를 수확했다

올해 김장 채소는 풍년이다

금년 주말 농장 목표는 김장재료를 농사로 조달하는것 이었다

마누라와의 약속을 지켰다

배추는 속이 덜 찼지만 그런대로 쓸만하다

대파, 갓, 생강, 쪽파도 남들이 부러워할 만큼 잘 자랐다

고추도 1년 먹을 것은 장만했다

금년 김장은 마늘을 빼고는 내가 농사지은 것으로 담글 수 있어서 좋다

 

올해 실패한 마늘도 다시 심어보았다

마늘만 잘 기를 수 있으면 주말농장에서 김장재료는 모두 충당할 수 있다

오늘 뉴스에 유럽사람들도 시장채소를 불신하여 과일과 채소를 농장과 계약하여 직접 재배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한다

주말농장에서 내가 기른 채소는 값을 따질 수 없는 귀한 먹거리다

 

 

옥상농장에 처음 심어본 배추도 잘 자랐다

생강심은 자리에 심은 쪽파는 월동시켜서 내년 봄에 먹을 것이다

화분에 심은 생강으로 1년 먹을 생강을 수확해서 모두 말려 두었다 

모처럼 마누라에게 칭찬을 들었다

사내男을 파자하여 보면 남자는 밭에서 힘써서 일하는 사람이다

나는 사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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