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자 재정이

태몽

재정이 할아버지 2017. 1. 1. 06:21


재정이가 태어난 유성구 신성동 162-11번지 3층.
창밖에 있는 단풍나무에 참새들이 많이 살고 있어서, 아침에는 새소리가 시끄러워 잠을 깨던 곳. 그래서인지 재정이도 백일 전, 후에 참새소리를 유난히 좋아했다.



나는 꿈을 잘 꾸지 않는다. 잠들면 아무것도 모르고 숙면을 한다. 그런데 아들이 결혼하고 한달 쯤 지나서 아주 선명한 꿈 하나를 꾸었다.
직장에서 여러 사람이 출장을 갔는데 큰 산을 걸어서 넘어 가야 하는 일이었다. 먼저 출발한 남자들 한 무리가 나무가 우거진 큰 산 사잇길로 걸어 올라가는 모습이 보였다. 내가 힘들겠다고 말하며 주춤 거리자, 옆에 있던 남자가 지름길을 알려 주겠다며 옆길로 가자고 했다. 그 사람을 따라 가자 곧 건물을 짓는 공사장이 나타났고, 공사장 앞에는 넓은 모래밭이 있었다. 모래밭을 바라보니 오리 한 마리가 둥지를 틀고 앉아 있었다. 나는 그 오리를 두손으로 들어 가슴에 끌어 안았다. 오리는 새끼인지 솜털이 보송송한 회색이고 장닭만큼 컸다. 오리는 내 품에 편안히 안겨 있었고, 나는 꿈에서 깼다.
그리고 한참 후 며느리 잉태소식을 들었다. 아들과 며느리에게 태몽이 있었느냐고 물었더니 없다고 했다. 아내는 내가 꿈을 꾼 즈음 바다에서 뛰노는 돌고래를 보는 꿈을 꾸었다고 했다.
그렇다면 아내와 내가 꾼 꿈이 재정이 태몽이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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