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원일기

선생님께 보낸 편지

재정이 할아버지 2016. 12. 20. 18:52

문00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박용순의 아버지입니다.

자식을 맡기고도 한번 찾아 뵙지 못하고 이렇게 편지로 대신하게 되어 송구스럽습니다.

저희 용순이가 이번에 선행 장학금을 받게 되었다니 너무나도 고맙고 감사합니다. 우리 아이보다 더 착하고 더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아이에게 평생 자랑거리와 용기와 희망을 심어준 선생님의 배려에 어떻게 보답해야 할까요.

용순이가 초,중학교와는 달리 학교생활에 더 없이 만족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려고 하는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며 장학금이 아니더라도 모두가 그간의 선생님들의 숨은 노력이었음을 고맙게 생각해온 바입니다.

선생님들이 학교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아이들에게 좌절감이나 열등감을 극복하도록 부단히 노력하신 결과라는 것을 아이들 학교생활 이야기를 듣고 알고 있습니다.  

용순이는 장학금 수혜자라는 명예만으로도 금전으로는 살 수 없는 값진 선물을 받았습니다. 따라서 부모인 저도 용순이 학교 친구에게 그러한 보람을 나누게 하려 합니다. 요즈음과 같이 어려운 시대에 우리 보다 더 어려운 학생,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에게 미약하지만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그것이 용순이에게 베풀어 주신 선생님 사랑에 대하여 조금이라도 보답이 될까 싶어서 입니다.

학교에 찾아가 선생님과 상의를 드리는 것이 도리인줄 알지만 부모가 모두 직장에 다니는 관계로 편지로 상의 드립니다.

000을 보내겠으니 제 뜻에 맞는 학생을 선생님이 선정하여 도와주시기를 간청합니다.

아이편에 000를 적어 보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기를 충심으로 기원하겠습니다.

 

1999. 4

 

 

박종국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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