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원일기

담배와 국민건강

재정이 할아버지 2016. 12. 20. 18:27

담배와 국민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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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연가들은 근자에 논란이 되고 있는 국내외 흡연규제 관련 보도에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을 것이다.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담배의 니코틴을 마약성분으로 규정하고 청소년에 대한 흡연규제 방안을 행정권한으로 발표했기 때문이다.

제목도 “전쟁” “마약” 등 극한적 표현으로 살벌하기 까지 하다.  그러나 그 내용을 살펴보면 제조나 판매, 그리고 성인의 흡연에 대해서는 기존의 규제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으며 청소년의 건강보호라는 측면만을 지나치게 강조하여 청소년의 흡연억제에 주안을 두고 법이라는 국가공권력을 동원했다는 점에서 9월 부터 발효될 우리 나라 국민건강 증진법과 입법취지와 시행방법, 시기에서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공교롭다.

애연가의 한사람으로 담배가 건강에 이롭지 않다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담배만이 아니라 인간이 섭생하는 기초식품이든 기호식품이든 약용식품이든 완벽하게 인간의 건강을 증진시키는 것이 몇 가지나 되는지, 왜 하필이면 담배만 동네북처럼 세간의 여론에 지탄대상이 되어야 하는지를 묻고 싶을 뿐이다.

콜룸부스 신대륙 발견 이후 답배는 민족과 종교를 초월해서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기호식품이다.  임어당 선생은 술, 차와 더불어 담배를 인류의  위대한 발명품이라 해서 행복한 삶의 윤활유로 비유하기도 했다.  

같은 기호식품인 술과 비교하자면 과음으로 숨졌다는 이야기는 종종들어도 과도한 흡연으로 숨졌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주벽으로 인한 가정파탄은 흔한 우리 주변의 일이지만 흡연으로 인한 가정파탄은 없다. 버스터미널에서 술취한 청년들이 이성을 잃고 행패를 부린 일은 있어도 담배를 피우다 이성을 잃은 청년은 보지도 듣지도 못했다. 그런데도 술병에는 건강에 해롭다거나 임산부나 청소년에게 해롭다는 문구는 없다.  버스 터미널에서 술을 마시고 있어도 담배처럼 벌금을 물리지는 않는다.   심지어 비행기 안에서는 전 구간 금연으로 애연가  가슴이 타는데도 술은 권한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인간에게는 누구나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 사회 질서 유지를 위해서 최소한의 규제와 의무를 법으로 부여할 수는 있어도 국민의 건강을  법으로  증진시킬 수 있다는 어처구니 없는 발상이 흡연규제 조치이고  이것이 담배 맛만 떨어뜨렸다.   정책 입안자에게 진심으로 충고하고 싶은 말은 음주가 되었든 흡연이 되었든 건강저해 요인이 되는 일은 법이 아니라 학교교육, 가정교육, 사회기풍으로 자연스럽게 자제할 수 있는 변별력을 길러주는 것이다.  법과 공권력으로 해야할 일은 학교의 난로를 보일러로 바꾸어 겨울에 동상 걸리는 아이들이 없게 하고, 교실마다 세면장을 설치해 점심을 먹고나면 양치질을 하게 하여 충치를 예방하고, 동네마다 자동차가 못 다니는 공터를 만들어 아이들이 마음 놓고 뛰어 놀게 하는것 들이다.

할 것은 하지 않고, 돈들이지 않고 생색이나 내는 행정, 면피용 행정이 국민건강을 빙자한 청소년 흡연규제 조치가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기 바란다. 

클린턴 대통령도 청소년에 대한 흡연규제 조치를 발표한 후 흡연사실을 시인하고 두번에 걸친 기자들의 금연의사 질문에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는 기사가 있다. 이만저만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결론은 이렇다. 우리 나라 국민 30%는 담배를 피운다. 그 이상이 술도 마시고 커피도 마신다. 건강에 조금은 이롭지 못하다 해서 법으로 이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청소년의 문제는 학교와 가정과 사회가 모범을 보이고 타일러서 해결할 문제일 뿐이다.  법이 해야할 일은 분명히 아닌 것이다.   따라서 애연가들의 소박한 행복을 유린하는 국민건강증진법은 재고되어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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