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원일기

동문서답

재정이 할아버지 2017. 5. 8. 17:10

밭에 풀이 많이 자라서 제초제를 사러 갔다

마누라는 나무가 자라건 풀이 자라건 내가 농약을 사용하는 것은 결단코 반대다

해보지도 않은 농약을 치는것 자체가 싫고 농약이 나무에게도  사람에게도 안좋은데 궂이 돈 들이고 힘들게 일 까지 해야하는 것에 넌더리를 치며 반대했다 

그래도 풀이 너무 무성해서 나무를 키우려면 도리가 없다고 내가 굽히지 않자 성질을 불같이 내며 농약사 까지 따라 왔다

제초제를 골라 놓고 돈을 계산하려는데 마누라가 흥분해서 농약방 주인에게 대들었다

마누라 : 이거 먹으면 죽지요?

주   인 : 싸그리 죽지요

마누라 : 먹어 봤어요?

주   인 : 지난주에 우리집에도 뿌렸어요

마누라 : 죽었어요?

주   인 : 죽고 있어요. 천천히 죽어요

마누라 : 그런데  왜 팔아요?

주   인 : 잘 죽으니까 권해 드리는 겁니다

마누라 : 사장님도 먹어 봤어요?

주   인 : 아니요

마누라 : 먹어보지도 않고 왜 팔아요?

주   인 : 풀한테 먹이는 겁니다

마누라 : 사람이 먹으면요?

주   인 : 먹어본 사람이 없어서 몰라요

마누라 : (나를 가르치며) 이 사람이 이것을 뿌리다가 먹으면 죽어요?

주   인 : 그건 모르지요

마누라 : 그럼 팔지 마세요. 사장님이 먹어 보고 괞찮다고 히면 살께요

결국 제초제는 못사고 말았다

농약을 어떻게 뿌리는지 구경도 안해본 마누라와 마누라가 왜 화가 났는지를  모르는 농약방 주인이 각자의 생각만으로 나눈 대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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