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원일기

사기꾼

재정이 할아버지 2017. 12. 19. 06:33

한나절 외출을 했다가 집으로 돌아오니 마누라 표정이 심상하지 않다

물어봐야 신통하게 답을 줄 수 없는 입장이 대부분이라 모른 체하고 내방으로 들어갔다.

가끔 있는 일이다.

혼자 마음을 추스f르고 나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제자리로 돌아온다.

내방에서 컴퓨터를 보고 있는데 마누라가 조용히 들어와서 고백할 게 있다고 울상으로 말한다.

내가 외출을 한 사이에 내 차를 타고 시장에 다녀왔는데 복잡한 곳에서 주차를 하다가 벽에 백미러를 살짝 부딪쳤고 백미러가 꺽어 졌다는 것이다.

보험으로 처리할지, 그냥 내 돈으로 수리를 해야 할지 알아보고 알려 달라고 했다

마누라도 예전에는 직장에 자동차로 출퇴근을 했지만 근래에는 운전을 거의 하지 않았다

걱정하지 말라고 마누라를 안심 시킨 뒤 집 앞에 주차된 내 차로 가 보았다.

백미러가 접혀있었다.

손으로 잡아당겨 펴보니 정상적으로 펴졌다.

마누라는 운전만 할 줄 알지 자동차 기본 사양을 이해하지 못한다

백미러를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모양이었다

동네 한 바퀴를 시운전 해보니 벽에 밀려 백미러가 접혔을 뿐 다른 문제는 없었다.

집에 들어가서 마누라에게 앞으로 조심하라는 뜻으로 잘 아는 사람에게 싸게 고쳤다고 거짓말을 했다.

마누라는 얼굴이 환해지며 다른 곳은 문제가 없는지 돈은 얼마나 들었는지 물었다

다른 곳은 문제가 없고 돈도 5만 원 밖에 안 들었다고 했다.

마누라는 미안하고, 고맙고, 수고했다며 가방에서 10만원을 꺼내 주었다.

가만히 앉아서 돈을 벌었다

내가 사기 친 것은 절대 아니다. 

앞으로 조심하라고  경고성 거짓말을 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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