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자 재정이

재정이가 사는 법

재정이 할아버지 2018. 6. 30. 08:41



집 앞 주막공원에 새로운 풍속도가 생겼다

어린이 집에서 돌아온 재정이가 공원에 운동을 하러 나가면 외국인 어린이들이 공원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아이들은 오후 늦게 까지 어린이 집에 남아 있거나 학원에 가서 공원에 놀러 나오는 아이가 없다 

오후가 되면 갈 곳이 없는 외국인 엄마와 아이들이 사교공간으로 주막공원으로 나오는 것이다



외국인 아이들은  KAIST나 연구원에 유학을 온 부모를 따라 한국에 온 아이들이다

학원에 가지 않는 외국인 아이들은 유치원과 학교가 끝나면 모두 공원에 나와서 친구를 사귀고 함께 논다

베트남, 인도 아이들이 많고 인도네시아, 중국, 멕시코,  방글라데시, 모로코 아이들도 있다

 


어차피 말을 잘 못하는 아이들이라 그런지 말을 안해도 같이 놀고 어울린다

나라는 달라도 그 나라에서는 수재급 인재의 자식이라 예의도 바르고 영어를 잘해서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다

외국아이들은 놀이도 적극적이고 맨발로 잘 뛰어 다닌다

우리나라 말도 조금은 한다


외국인 엄마들은 부자이고 깨끗한 우리나라를 부러워한다

그래서 한국 사람 재정이를 좋아하고 기다린다

재정이도 좋아하지만 할머니를 만나서 궁금한 한국의 사회 문화 정보를 알고 싶어 한다


좁은 원룸에서 힘들게 살고 있는 외국인들을 보면 

우리나라 유학생들도 외국에 나가서 얼마나 고생하며 살았는지 미루어 짐작이 가고 애잔한 생각이 든다 



재정이는 음악소리가 나면 엉덩이를 들썩이고 손과 발로 리듬을 타는 댄싱머신이다


재정이가 어린이 뮤지컬 구경을 갔다

뮤지컬 공연 동안 재정이는 끼를 발산하며 신나게 춤을 추었다

공연이 끝나고 배우들의 부름을 받아 기념사진을 찍었다

아이들은 진한 화장을 한 배우가 무서워서 도망을 가지만 재정이는 적극적으로 배우의 품에 안겼다

 


재정이도 예쁜 배우를 안다

사내라고 여자에게 관심도 많다



어린이 집에서는 시장도 놀이다



물건을 고르고 흥정을 하면서 사람 사는 법을 하나,둘 배우고 있다


                            


연필을 잡고 그림을 그리고

밑그림에 스티커 붙이는 놀이도 아주 좋아한다

 


수박은

재정이가 제일 좋아하는 과일이다

먹기 보다는 가지고 놀기를 좋아하는 과일이다


                      


재민이도 하루게 다르게 자란다

고개를 세우고 뒤집기를 시작했다


                      


웃기도 잘하고

기분이 좋으면 돌고래 소리를 낸다

형이 쓰던 장난감을 하나씩 꺼내어 가지고 논다


사진으로 보면 예쁘고 사랑스럽지만

아이 둘을 키운다고 어른 넷이 매일 녹초다


우리 어머니는 혼자서 7남매를 탈 없이 키웠다 

아기 키우기 월드컵 대회가 있었다면

우리 어머니는 조현우 보다 더 훌륭한 베이비 키퍼가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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