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원일기

나도 공주다

재정이 할아버지 2018. 12. 12. 08:01

같은 날, 같은 시간대 뉴스에서 삶의 방식이 극명하게 다른 두명의 공주 이야기가 화제다

왕의 딸이라서 공주가 아니라 돈 많은 부자의 딸이라 편의상 공주다

왕이 아니어도, 돈이나 권력이 없어도 우리집에서는 나도 왕자이고 공주이었으니 남의 이야기도 아니다


첫번째는 인도의 억만장자 딸 결혼식이다

수백만명이 극심한 가난속에서 살고 있는 인도에 아시아 최고 부자가 살고 있고 그 부자가 누리는 사치 결혼식이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돈이 권력인 자본주의에서 부자가 사는 저택은 프랑스 베르사이유 궁전보다 넓고, 27층의 건물에 1000개의 방과 600명의 하인이 있다고 한다

3개의 비행기 격납고와 160대가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도 있다고 하니 세상에서 제일 호화롭게 사는 부자임에는 틀림이 없다

인도 부자들의 결혼식이 호화롭다는  여행기를 보기는 했지만 전 세계에서 초청된 하객을 100여대의 전세 비행기로 데려왔다니 결혼식 규모가 놀랍다

세계 굴지의 사업가와 정치인 그리고 옌예인들이 하객이고 우리나라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소개되었다 

동화속에 나오는 왕자의 공주의 행복한 결혼식 전형이다


두번째 공주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총리의 딸이다

두바이의 실권자이고 최고 부자가 아버지이다

운전수, 비서, 손톱관리인 등 100여명의 하인을 거느리고 세상 부러울 것 없이 살 수 있는 모든 조건을 갖춘 명실상부한 공주였다

금년 나이 33살의 공주는 부족함이 없고 화려한 궁전에서  두 번씩이나 탈출을 시도하다가 붙잡혀 지금은 생사조차 모르는 신세가 되었다

공주가 죽음을 무릎쓰고 탈출하려고 한 이유는 자유였다

실권자이고 부자인 아버지는 악마, 자유가 없는 내 삶은 지옥이라며 두바이 탈출을 시도한 것이다

아랍권의 남성 중심적 권위에 도전을 한 것으로 보인다

아랍의 여자들은 특유의 복장이 말해주듯 남성에게 복종해야 하고 많은 자유를 제한 받는다

공주는 아버지가 명성과 권위를 지키기 위해서 자신의 자유를 억압한다고 믿고있었다


유명한 가수들과 무대에서 춤을 추며 행복한 결혼 전야를 즐기는 공주, 자유를 목숨과 바꾸려는 공주


공주들의 마음 속 까지는 알 수 없으니 어느것이 행복인지 헤아리기는 어렵다

짧은 뉴스를 접하며 세기의 결혼식이라고 불렸던 영국 왕실의 다이애나 결혼식이 생각나고,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헵번이 길가에서 아이스림을 사 먹으며 행복한 표정을 짓던 모습이 떠 오른다


우리집에서는 우리 모두가 왕자이고 공주이었다

화려하지는 못했어도 자유롭게는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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