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회 등산

緣의 섬 연화도 트래킹

재정이 할아버지 2019. 5. 7. 06:44



緣의 섬, 연화도 가는 길

출발은 통영의 삼덕항이다

내 마음의 고향인 통영 바다는 오늘도 잔잔하고 푸르다


지난해에도 가고 싶었으나 비바람이 심해서 가지 못했고

벼르고 별러서 다시 연화도를 찾았다


연화도는 지명 부터 심상치 않다

섬의 형상이 바다 가운데 떠 있는 연꽃 형상이어서 라는 설과

이곳에서 수도하다 죽은 연화도사의 이름에서 유래 되었다는 설이 있다 

  

緣(연)의 사전적 뜻 : 운명적으로 맺어지는 인간 사이에서의 어떤 인연



사명대사는 스승인 연화도사와의 佛緣으로 世俗의 인연인 여동생, 처, 연인을 데리고 이 바다를 건넜고

나는 탄동농협 산악회와의 緣으로 아내를 데리고 간다



연화도 포구의 표지석은 명성에 어울리지 않게 투박하다



섬 안내문은 사명대사 일색이다

  



연화봉 가는 길


사명대사에게는 억불정책으로 암자에서 쫒겨나 세속의 인연과 함께한 구도의 길이었고

나는 과거, 현재, 미래를 이르는 삼세의 인연 동반자와 건강과 행복을 찾아가는 길이다



길가에는 동백꽃이 흐드러졌다



통영팔경이라는 용머리바위

깍아지른 해식애가 날아 오를 듯 용트림하는 절경이다



사명대사가 수도정진하며 매일 바라봤을 용머리바위다


사명대사가 은둔해서 수도했다는 토굴자리 터




사명대사는 상남자다


사명대사가 암자에서 쫒겨나 남도로 은거하자

여동생과 처와 연인 세 여자는 전국을 떠돌며 사명대사를 찾아 헤맸다고 한다

그리고 보리암에서 극적으로 만나 이곳 연화도로 피신해 수도를 했다


내가 연화도에 숨어있는데 세 여자가 찾아왔다면

동생은 재산을 나누어 달라고 온 것이고

처는 이혼 도장 받으러 왔을 것이고

연인은 미투 고발장을 들고 왔을 것이다


아내 하나만 데리고 왔으니 

내가 기도하는 동안

이렇게 나를 기다리고 있다

  


요즈음은 국내 여행도 겁부터 난다

어디를 가나 출렁다리가 있어서다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다리를 건널 때 마다 심장이 쫄깃거려

아내에게 유언을 말하고 건넌다



장미에는 가시가 있듯

절경을 보려면 천길 낭떠러지 위에 서야 한다


웃어도 웃는 것이 아니다



해안길 트래킹은 바다 냄새, 솔바람 소리, 새들의 노래가 있어

가도 가도 즐거운 꽃길이다



며칠 쉬어가고 싶은 섬마을

 


佛緣은 섬에 두고 

나는 世俗의 인연이 기다리는 집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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