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회 등산

머나먼 보길도 (2019.10.12)

재정이 할아버지 2019. 10. 27. 18:29



탄동농협 10월 산행 여행지는

CNN의 "한국의 아름다운 섬 33"에 선정된 보길도다


대전에서 새벽 5시에 출발

5시간을 달려 해남 땅끝마을에 도착했다


보길도 가는 여객선 선착장은 

일본에 상륙한 초강력 태풍 하기비스 때문인지 텅 비어 있다 



후에 알았지만

동해안은 바람과 파도가 거세게 일었다고 하는데

목포 쪽 남해안은 바람도 없고 바다는 잔잔했다


배낭을 멘 관광객은 우리 뿐이다 



보길도는 가고 싶었던 섬이다


오래 전 가족여행으로 완도에 왔다가

시간이 맞지 않아서  못 간  섬이다



땅끝 전망대로 오르는 길에

오래된 팽나무가 있다


남도 해안은 나무도 풀도 아열대성이라 이색적 풍경이 많다



보길도는 땅끝에서

배를 타고 30분을 더 간다


태풍 때문에 갈 수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날씨는 맑고 바람도 없어 파도가 잔잔하다

여객선이 포말을 남기며 보길도로 간다


인생도 그러하다

걱정을 한다고 피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부딪치며 가다보면 힘들고 어렵지만

고통은 끓어오르는 포말처럼 왔다가

시간이 지나면 다시 잔잔해 진다

그리고 돌아보면 이미 멀리 와 있다




수묵화 같은 남도의 섬들이 도열해서 우리를 기다린다

이 중 어디에 보길도가 있다


간밤의 눈 갠 後(후)에 景物(경물)이 달고야
이어라 이어라
萬頃琉璃(만경유리) 뒤희난 千疊玉山(천첩옥산)

至국悤(지국총) 至국悤(지국총) 於思臥(어사와)

仙界(선계)ㄴ가 佛界(불계)ㄴ가 人間(인간)이 아니로다.


고산 윤선도가 漁父四時詞로 노래한 보길도에 가고 있다 



한적한 옥상 갑판에서 오랫만에 만난 지인들과 한담을 나눈다

이렇게 큰 배를 전세내어 가보기도 생전 처음이다



보길도 가는 길은 아직도 멀다


여객선은 노화도에서 우리를 내려 놓는다

노화도에서 버스를 타고 30분을 더 가야 보길도다




버스를 타고 좁고 험한 섬길을 돌고 돌아

보길대교를 지난다


섬 주변 바다는 온통 양식장

전복과 다시마의 산지다


보길대교를 건너니 보길도다

12시가 넘었다

새벽 5시에 출발해서 7시간 만에 보길도에 도착했다

 



궁궐의 암투에서 밀려난 윤선도가

멀고도 험한 길을 떠돌다 정착한 보길도

漁父 윤선도가 살던 원림이다


漁夫는 고기잡이를 생업으로 하는 사람이고

漁父는 고기 잡이를 즐기는 낚시꾼이다



고산 윤선도의 시대나

지금의 시대나

세상이 뒤숭숭하고 어지러워서

더욱 눈길을 끈 안내문이다





세연정 가는 길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살려 만든 정원이다



이름이 말하듯

설명이 필요 없는 깨끗한 정원

 



고산 윤선도도

이렇게

이 자리에 앉아서

정원을 바라보며 어부사시사를 썼으리라






연못에는 여러 종류 수련들이 가득하다



수량을 보존하고 수위를 조절하는 보

돌을 굴뚝처럼 쌓았다고 해서 굴뚝다리라고도 한다



깨끗하고 아름다은 세연정




세연정을 둘러보고

안내문을 다시 보니 새롭다


내 마음이 그랬다



돌아오는 길

길가 빈자리에 코스모스가 피었다


고산은 코스모스를 못 보았다

고산이 보았다면 코스모스 시를 남겼을 터이다



멀리서 본 동천석실


고산 윤선도가 보길도에서 절경으로 꼽은 곳이다

모두 배가 고파 의견이 분분했지만 가서 보기로 했다



오르기도 힘든 암벽 위에 정자를 지었다

정자에서 내려다 보이는 경치를 보기 위해서이다 



부용동을 조망 할 수 있는 한평짜리 정자




부용동을 바라보며 차를 마셨다는 차바위




정자에서 바라본 부용동

연꽃을 닮았다는 마을이다




보길도에도 얼마 남지 않은 돌담집


보길도는 전복 양식으로 잘 사는 섬이다

도시화한 섬이다

점심도 전복찌개를 먹었는데 밥보다 전복을 더 많이 주었다



보길도 밭과 자투리 땅에는 온통 황칠나무다


수액은 가구의 도료로 쓰이고

옻나무 처럼 건강식품 재료라고 한다

황칠나무는 남해안 일부에서만 산다  



공룡알 해수욕장


해변이 모래 대신 자갈이다

자갈이 크고 둥글어 공룡알처럼 생겼다

 



망끝 전망대


땅 끝에서 배를 타고 왔는데

바다를 바라 보는 것도 여기가 끝이라는 뜻이다



먼 길을 멀리도 왔다




돌아가는 길


우리를 싣고 대전 까지 갈

버스가 먼저 실렸다



머나먼 길이지만 

손을 흔들며 나를 기다리는 집으로 간다 


보길도에 와서 세연정에 마음 씻고 간다


고산 윤선도는 세연정에서 漁父四時詞를 썼고

나는 주막공원에서 農父四時詞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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