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꿈길인듯.... 하롱베이 (2025. 4. 1 - 4. 5)

재정이 할아버지 2025. 4. 8. 05:42

 

탄동농협 조합원 9회 차 해외연수 

 

출국수속을 마치고 탑승구로 간다

 

연구단지 운동장 집결지에서

퍼즐조각 맞추듯

일행들이 하나 둘 모이더니

반가운 이웃들로 동행의 큰판이 짜였다

 

경상도에서는  산불로 난리가 났고

대통령 탄핵선고는 일정이 잡혔다

어수선한 시국 탓인지 면세점 주변이 썰렁하다

 

트럼프의 관세 몽니로

환율마저 급등해 물가가 뛰었다

모든 면세점이 할인표를 붙여 놓았지만

물건값이 금값이라 눈길조차 돌리지 않는다

 

베트남 하노이로 갈 비행기가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손자들에게 잘 다녀오겠다고 전화로 인사를 한다

같이 가자고 손짓만 해도

득달같이 달려올 손자 녀석들이다

 

함께 가지 못하는 미안함에

출국장 탑승구는 설레기도 하지만

공연히 쓸쓸해지는 곳이다

 

군대생활 시절

폐쇄된 영역에 갇혀서

그리운 사람들이 보고 싶을 때

부르던 노래가 있었다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 주세요" 

 

노래 가사가 좋아서 흥얼거리던 것이

나의 여행 습관이 되었다

 

"여행을 떠나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함께 떠나요"

 

시차가 있어 하노이는 서울보다  2시간 늦다

 

저녁에 출발해서

깊은 밤에 도착했고

자는 듯 마는 듯 선잠에서 깬 시간은 

하노이 하늘에 여명이 걷히는 이른 새벽이다

인체 시계는 시차가 없기 때문이다

 

잠깐 눈만 붙이고 떠나는 셰라톤 호텔이다

 

5성급 호텔이라

깨끗하고 규모도 크다

 

호텔 문을 나서니 바로 옆이 축구장이다

 

이 축구장에서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을 지도하고 

쉐라톤 호텔에서 숙식을 했다고 한다

 

어둠이 가시지  않은  거리를

근로자들이 요란한 오토바이 굉음을 내며

이른 출근을 하고 있다 

 

축구장으로  등교하는 학생들

 

밝고 예쁘다

 

축구장 한편에서는 배구선수들이 운동을 하고 있었고

학교 가는 지름길이 있는지 학생들이 축구장을 지나가고 있었다

일반인은  출입금지라 운동장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었다

 

호텔의 후원

 

새소리가 청아하다

 

아열대 관엽식물들이 정갈하게 심어져 있어서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근로자 출근 오토바이는 점점 늘어나고

세상은 천둥 치듯 요란하다

 

쉐라톤 호텔을 떠나는 것이

하루 일정의 시작이다

 

베트남 관광과

베트남을 이해하는 출발점은 호지민이다

 

호지민은 지난한 식민지배와 전쟁의 역사에서

오늘의 독립과 통일된 베트남을 이룩하는데

헌신적으로 기여한 국민 영웅이다 

베트남은 호지민이고 호지민이 베트남이다

 

방부처리하여 생전모습 그대로 보존한 호지민 묘소는

하노이 관광 첫 번째 코스다

유치원 어린이, 학생, 아오자이를 제복처럼 입은 단체 여자들

모두가 경건하게 옷깃을 여미며

긴 줄도 마다하지 않고 참배순서를 기다린다

 

공항보다 더 엄격하게 보안검사를 하고

곳곳에서 공안들이 참배객을 통제한다   

 

묘역 주변에서는 사진도 함부로 찍을 수 없다

발소리조차 조심하며 조용히 줄을 따라갈 뿐이다

 

 

묘역 주변에는 큰 건물도 없고

잘 가꾼 조경수만 정갈하게 배치되었다

 

바딘광장

 

탄동농협 조합원들이 함께 모였다

 

모이는 것은 힘이고

힘은 발전의 동력이다

 

바딘광장은

호지민이 식민지배 종식을 고하며

베트남 독립을 선언한 곳이다

 

베트남의 중요한 국가 행사가 이루어진다 

 

베트남 국회의사당

 

국회의원들이 싸우지도 않고

주민들의 시위도 없다는 가이드의 말에

우리나라와 비교가 되어서 모두 웃었다

 

식민지 시절 프랑스 총독부 건물

 

지금은 국빈 만찬장으로 이용한다고 한다

 

치욕적인 역사의 유물도

반면교사의 현장으로 활용한다고 한다

 

호지민이 살다가

백성들의 삶은 고달픈데

너무 사치스럽다며

오두막집으로 옮겨 갔다고 한다    

 

습이 많아서

뿌리가 솟아 오른 나무

 

나무 밑동에 고무나무 진을 하얗게 발라서

벌레 피해를 막는다고 한다

 

호지민이 거닐었다는 호숫가에

 병솔꽃이 예쁘다 

 

"꽃보다 아름다운 그대"라는 말은 있지만

꽃이 들으며 서운해하니 하지는 말자 

 

참배를 마친 사람들이 거리로 나왔다

 

거리 요소요소에도

하얀 제복을 입은 공안들이 질서를 지키고 있다 

 

베트남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이고

국보 1호라는 한 기둥 사원

 

새가 날아오르려는 듯

건물 처마가

날렵하게 치켜 섰다

 

단체로 제복처럼 빨간 아오자이를 입은 참배객 여자들이 많이 보인다  

 

"나도 날아오르고 있어요 ㅋㅋㅋ"

 

나라를 구한 거북이 전설이 있는 호암키엠 호수 

 

스트릿카로 둘러보는 36구 거리

 

오토바이가 거리를 메우고

소음과 매연으로 정신이 혼미해지는 거리이다

 

관광지는 아름답고,  조용하고,  깨끗한 곳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복잡하고,  시끄럽고,  탁한 것을 보려고

관광객들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지나간다 

 

요셉성당

 

 

불교국가인 베트남에 남아있는

프랑스 식민지 시절의 유물이라고 한다

 

점심으로 먹은 맛집 분짜정식과 반세오

 

패키지여행에서 먹어본

간이 분짜정식과는

격이 다르고 맛이 다르다

 

과일농장 견학 방문

 

농협조합원이니 농사에 관심이 많다

 

 

과일농장 입구

 

토끼 사육장

 

당근을 잘 받아먹는다

 

이른 봄이라 열린 과일은 없지만

각종 과수나무들이 싹을 틔우고 자라고 있다

 

농장에서 만난 야생동물.... 도마뱀

 

그늘막

 

야자 잎으로 지붕을 엮어서 아열대 분위기가 물씬하고

시원하고 편해 보인다

 

일일초라고 불리는 아열대 꽃이 만발을 했다

 

오두막집

 

친구와 장난을 치며

하루쯤 놀다 가고 싶은 오두막이다

 

장난꾸러기 친구가

반갑게 뛰어나올 것만  같은 집이다

 

과일 시식

 

시즌이 아니라 과일이 다양하지는 않았다 

 

사람 사는 모습은 어디나 같다

 

하롱베이에 도착해서 재래시장 방문

 

아열대지방이라 그런지

채소와 과일이 풍성하고 종류도 많았다

 

오며 가며 조합직원들이

먹을 것을 많이 챙겨 주니

살 것은 없다

 

눈요기만 했다

 

무엉탄 럭셔리 호텔

이틀간 묵은 호텔이다

 

같은 이름, 비슷한 형태의 호텔이

멀지 않은 주변에 또 있어서

자칫 실수하기 쉽다고 주의를 주었다

 

호텔입구

 

하롱베이가 보이는 정원과 수영장

 

하롱베이 유람선

 

아침에는 날씨가 흐려서

하롱베이 섬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아 걱정을 많이 했다

 

하롱베이 유람선에서 할 일은

좋은 사람과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자연유산을

마음껏 즐기는 것이다 

 

하롱베이는

하늘에서 용이 내려와 여의주를 뿌려 놓아

3000개의 섬이 되었다는 전설이 깃든 바다다

 

어디를 봐도 비경이지만

파도가 없고

갈매기가 없고

갯냄새가 없는 바다라고 한다

 

지형과 석회 때문에

물고기와 수초가 자라지 못해서 그렇다고

가이드가 알려주었다  

 

하롱베이 랜드마크 키스바위

 

 

키스바위 키스는

보는 각도에 따라

키스하는 모습으로 변하는 착시효과다

 

 

우리도 마찬 가지

 

그렇게 보이도록

카메라 각도로 요술을 부린 것이다

 

 

농협에서 선물로 나누어준 베트남 전통모자 "논"

남자 모자는 아무래도 요상하다

 

모자는 꼭 머리에만 쓰라고 만든 것은 아니다

수면양말도 손에 끼면 벙어리장갑이 되고

머리에 쓰면 빵모자가 된다

 

세상에서 가슴이 제일 큰 여자

 

주체할 수 없이 가슴이  큰 여자에게 선물하면

 가슴을 가리는 용도로

"논"이 요긴할 것  같다

 

날씨가 맑아져서

하롱베이 경치가 밝아지기 시작했다

 

띠톱섬 입구

 

탄동농협에서 수건도 준비했어요

 

띠톱섬 전망대로 가는 길은

계단이 급경사라 힘들고 땀이 많이 난다

 

땀을 닦으라고 목도리 수건을 준비했다

"수건 이쁘쥬 ㅎㅎㅎ" 

 

띠톱섬 전망대 중간 지점의 뷰 포인트

 

 

아래에서 보던 하롱베이보다

더 깊은 경치가 살아난다

 

짧은 거리이지만

경사가 심해 무척 힘든 등정길이다

 

설명이 필요 없는 비경

 

아쉬운 것은 모두 역광이라

사진 얼굴이 검게 나오고

섬도 선명하지 않다

 

그래도 사진을 찍을 수밖에 없는 경치

 

시간이 흐르면

이 사진만 남을 것이다

 

가슴에는 추억만 남고......


나, 하롱베이 다녀왔다는 증표

 

멀리 보이는 산은 아름답지만

가까이서 보면

석회가 녹아내리는 거친 암석이다

 

하롱베이에는 숨겨진 호수 항루온도 있다

 

전마선을 타고 루온동굴을 지나면

호수 같은 바다 항루온이 나온다

 

항루온 절벽에는

일본원숭이들이 관광객이 던져주는 바나나를 먹고살고 있다

 

매일 바나나만  얻어먹어서 그런지

바나나를 반기지는 않는다 

 

루온 동굴은

아름다운 항루온을 이어주는

유일한 통로다 

 

스릴 넘치는 스피드 보트

 

스피드 보트로 물살을 가르며

영화 촬영지와 숨은 비경을 찾아 나섰다

 

용이 승천했다는 용굴

용띠생 특권으로 가이드가 찍어준 사진이다 

 

송솟섬 석회동굴의  석순

 

동굴 내부가 무척 넓고

출구에서 햇빛이 들어와 밝다 

 

송솟동굴 출구에는

유람선들이 섬과 섬 사이를 분주히 오간다

 

하롱파크로 가는 케이블카

 

2층으로 되어있고

최대 250명까지 탑승이 가능하다

 

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보니

낮에 즐겁게 놀던

하롱베이가 한눈에 들어온다

 

하롱파크 밀랍인형 전시장

 

엘리자베스 여왕

 

실물로 보나

사진으로 보나

정말 정교하고 사실적으로 만들었다

 

푸틴도 옆에 서 보니 별 것이 아니었다

 

메릴린 먼로가 나를 보고

왜 이렇게 좋아하는지 알 수가 없다

 

일본 자본이 일본풍으로 꾸민 공원

 

앗, 상어다

도망쳐!!

 

소싯적에 읽은 책 제목

"머무르고 싶었던 순간들"

 

지금이 그때다

 

행복으로 가는 계단

 

일본의 성채를 본떠서 만든 건축물

 

돌아오는 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본 

하롱베이 시가지 야경

 

호텔 로비에 피어있는 예쁜 꽃

 

 

탄동농협 조합원 9차 해외연수

마지막 관광코스

 

옌뜨 국립공원 

 

 

옌트국립공원 입구

 

케이블카를 타고 정글지대를 지나서

자이완 사원으로 간다

 

정글지대는 지난해 태풍으로

나무들이 쓰러지고 산사태 흔적이 남아있었다

 

명산 고찰은 쉽게 방문을 허락하지 않는다

경사가 급한 계단을 오르며 마음을 정화해야 한다

 

고승들의 사리탑

오르막 계단 중간지점이다

 

계단 중간 지점에

사리탑이 있어

숨을 고르고 오를 수 있어 다행이다

 

마지막 계단

 

날은 덥고

계단은 가파르고

턱까지 숨이 찬다

 

 

자이완 사원

 

베트남과 우리나라는

한자,  불교, 유교 등 중국문화를 비슷하게 받아들여서

말만 다르지

생각과 관습은 공통점이 많다고 한다

 

절에 예불을 드리는 방법도 같다

 

주로 생과일로

예를 올린다고 한다

 

손가락 바나나

 

특이하게 생겼다

먹지는 못하고 예불용이라고 한다

 

베트남 전통 건물의 지붕모양

 

지붕이 새의 날개 같다

 

 

기와는 연꽃잎 모양이고

기와를 깐 지붕은 용의 비늘처럼 보인다

 

롯데 호텔 전망대

 

65층 건물 전망대에서 하노이를 내려다본다

 

탄동 농협 조합장님과

임직원 여러분의 헌신적 봉사로

꿈길 같은 하롱베이 연수 일정을

감사히 마친다

 

이번 연수가 끝이 아니고

새로운 출발의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연수 여행기를 마치려 한다

 

또 하나

 

이번 연수 여행이

재미있고 유익하고  즐거웠던 것은

"김정아"라는 괴물 가이드를 만난 것이다

 

30대 중반의 아가씨라는데

떠꺼머리 총각같이 생겼고

자다가 나온 사람처럼 항상 털털하고

무슨 말을 해도 콧방귀만 뀐다

빨간 모자를 쓴 김정아 가이드

 

그러나

버스가 출발만 하면 마이크를 잡고

시위를 주도하는 노조 위원장으로 변신을 한다

해박하기도 하지만 열정적이고 설득력 있게

베트남을 역사를 설명해 주어서 정말 유익했다 

 

또 하나 더 추가할 맛 있는 이야기

 

이번 여행 마지막 식사는

드마리스라는 고급식당 뷔페였다

 

그런데 메뉴에 개구리 구이가 있다

 개구리를 먹어봤다

큰 황소개구리인지 굵은 뼈가 나왔다 

 

악어 구이도 있다

 

악어도 먹어봤다

 

이번 여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별나다

 

개구리 구이 맛이 어땠냐구요?

악어 구이 맛은 좋더냐구요?

 

맛이  그렇게 중한 가요

한국에서는 못 먹는 것이라 호기심에서 먹어보는 거지요

 

여행은 그런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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