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원일기

냉장고 정리

재정이 할아버지 2017. 1. 12. 22:01

마누라가 냉장고 냉동실 물건을 꺼내 놓고 나를 불렀다.

반찬거리를 찾다가 냉동고 내용물이 쏟아져 할 수 없이 청소를 해야 한다며 도와 달란다.

그러지 않아도 냉동실에서 물건을 찾으려면 너무 꽉 차서 찾을 수도 없고, 무엇 하나 넣을 틈이 없어서 정리를 하라고 여러번 말 했었다

냉동실에서 꺼낸 물건이 산더미다.

검은 비닐봉투, 흰비닐 봉투에 꼬깃 꼬깃 담긴 주먹만한 음식물 덩어리가 수도 없이 많다

비닐봉투를 풀고 열어보면 몇 년 전 낚시가서 잡아온 붕어, 여행가서 사온 생선, 산나물 데친것.... 가지 가지다.

나는 하나도 남김 없이 싹 버리고 이제 부터 새로 채워 넣자고 주장하고 마누라는 그래도 아까우니 한번 확인하고 먹을 것은 두자고 옥신각신 했다

마누라가 이리 보고 저리 보더니 반은 버리고 반은 먹을 만하니 두자고 했다.

냉동실에 두기로 한 것들도 오래된 것이니 버리라고 했더니 마누라가 그러다가는 나도 버리겠다며 대든다.

마누라가 재활용품인지, 일반쓰레기인지 아니면 음식물 쓰레기인지를 알려주면 버린다고 했다

마누라가 저는 구형이라도 아직은 쓸만한 요리 로봇이니 기름 쳐서 잘 쓰고, 나에게는 고장난 음식물 분쇄기이니 조심하라며 눈을 흘킨다.

빨리 치과에 다녀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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