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원일기

싸움의 기술

재정이 할아버지 2017. 1. 14. 04:53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우다 마누라에게 들켰다.

마누라가 여우눈을 하고 딱따구리처럼 쪼아대기 시작한다.

건강에도 나쁘고, 쓸데 없는 돈 쓰고,  아기 키우는 집에서 할 짓이냐, 냄새 난다 등등.....

한두번 당하는 일이 아니다.

가만히 있으면 하루 종일 닥달이 뻔하다.

대들어 봐야 나만 손해다.

이럴 때는 회피 전략이다.

마누라는 주막공원의 까치 수호천사다

마누라에게 공원에 까치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공원에는 겨울이면 까치가 100마리도 넘게 날아와 산다.

마누라는 한가할 때 까치 노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취미다

까치가 없어 졌다는 말을 듣고 마누라가 깜짝 놀란다.

그러지 않아도 요즈음 까치를 못 봤다면서 왠 일 일까 궁금해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창밖을 내다 본다

나는 인근 과수원에서 과일을 해치는 까치를 여름에 총을 쏴서 잡은것 같다고 말했다.

마누라는 총소리도 못 들었고 도시공원에서는 까치가 아이들에게 좋은 친구인데 그럴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요즘 유행하는 조류독감으로 까치가 죽었을지도 모른다며 동산에 가서 확인 한다고 급히 나갔다.

마누라는 잘난 체 해봐야  까치가 친구다.

내 싸움 전략이 기가 막히게 들어 맞았다.  오늘은 내가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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