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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麗水)에서 여수(旅愁)를 씻다

코비드 19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여수였다 인류 역사에 기록될 질병 코로나의 질곡에서 싸움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지만 음습한 터널에만 갇혀있을 수 없다고 나를 불러낸 것은 탄동농협의 힐링여행 여수 선진지 견학이었다 200년이 넘었다는 고택의 사랑채에서 따듯한 매실차로 인생역정의 여수(旅愁)를 씻는다 청년기에 뜻도 모른 채 목청껏 불러댔던 인생은 나그네 길이라는 노래 오래된 고택은 귀물이 되어도 고희를 넘긴 사람은 늙었다는 이유로 천덕꾸러기가 되는 세태 때문에 새삼스럽다. 야망을 품고 고산준령을 넘은 것도 아니고 개똥밭에서 험한 뻘밭을 헤매다 나온 것도 아니어도 나그네로 살아온 세월의 무게가 旅愁이기 때문이다 여수(旅愁) : 객지에서 느끼는 시름이나 걱정 나그네 길 동반자인 아내가 여수에 오니 여수가 되었..

여행 이야기 2022.09.29 (5)

재정이의 호사다마(好事多魔)

재정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달라진 생활습관 중 하나는 책상에 앉아서 책을 본다는 것이다 학교 교실에서 하는 것처럼 책과 연필을 들고 무엇인가를 한다 무엇을 하는지 궁금해서 다가서면 질색을 하고 막아선다 벌써 비밀이 생겼다 재민이는 자연 탐색을 아주 좋아한다 들판에 나가서 방아깨비도 잡고, 메뚜기도 잡고 가지고 놀다가 들판에 모두 풀어주고 온다 아빠를 졸라 낚시를 갔다 개구리도 잡고, 베스도 잡았다 재민가 제일 신나는 날이다 아빠의 생일 쌍둥이인 아빠의 생일에 재정이와 재민이가 아빠의 머리에 고깔을 씌우고 촛불을 켰다 아빠도 고깔을 써보기는 처음이다 아빠 생일날은 전어를 먹는 날이다 할머니 집 1층은 횟집이고 소문난 맛집이다 더운 여름에는 회를 먹지 않다가 아빠 생일이 돌아오고 날씨가 선선해지면 전어구..

내 손자 재정이 2022.09.26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