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원일기

야구 방망이

재정이 할아버지 2017. 5. 22. 05:29

9회말에 만루 홈런을 얻어 맞고 한화는 역전패다

요즈음 잘 한다 싶었는데 오늘의 역전패는 누가 뭐라고 해도 감독의 작전 실패다

질때는 지더라도 멋지게 져야 프로다

선수들에게 상처를 주는 작전은 감독이 할일은 아니다

아무리 궁핍해도 내년에 쓸 볍씨로 아버지 제사상을 차릴 수는 없다

어버지 제삿상에 쌀밥 한그릇 올려 놓자고 내년에 농사지을 볍씨를 먹어버린다면 효자가 아니다

9회초에 찾아온 역전의 기회에 총력을 다 한다는 의미는 높이 살만 하지만 하나 남은 포수 마저 대타로 빼버리는 것은 프로야구가 아니다

감독의 뜻대로 점수를 내서 지고 있던 경기를 역전에 성공은 했다

문제는 마지막 9회 말에 수비에 나갈 포수가 없다는 것이다

궁여지책으로 내야수를 포수자리에 앉히는 것은 동네야구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포수가 서투르니 투수가 불안해서 마음먹은 공을 던지지 못하고 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만루의 위기를 맞는다  

그리고 이어서 운동장에 울리는 호쾌한 타격음.

재역전 만루 홈런이 터진다

같이 TV중계를 보던 마누라가 두손을 번쩍 쳐들며 만세를 부른다

마누라는 네편도 내편도 없고 타자가 방망이를 휘둘러서 장타만 나오면 만세다

TV화면에도 젊은 여자들이 환호하는 모습으로 가득하다

성질이 난다

여자들은 야구규칙도 모르면서 야구장에 가면 왜 저렇게 요란스러운 응원을 하느냐고 마누라에게 물었다

마누라는 남자가 방망이을 휘두르면 여자는 무조건 좋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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