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원일기

가물치

재정이 할아버지 2017. 6. 19. 05:26

천상병 시인은 나쁜사람을 TV뉴스에 나오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요즈음 뉴스를 보면 그말이 참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라꼴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백성을 고생시켰으면 이제는 정신차리고 제대로 하겠지 하는 기대를 했는데 그 밥에 그 나물이다

나쁜사람이라고 삿대질을 하며 난리를 치던 사람들도 하는 짓은 나쁜사람 복사판이다

원래 나쁜사람들은 기대를 안했으니 실망할 것도 없다

감투하나 쓰기가 참 어렵다

석가모니가 나오면 가출했다고 시비를 걸것고 예수가 나오면 장가도 못간 노총각이라고 딴지를 걸것이라는 비아냥이 생길 정도이니 인물이 없는 것인지 못찾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세상을 살만큼 살아서 그런지 정직하고 도덕군자로 살아서는 큰 인물이 될 수 없다는 것은 안다

맑은 물에는 고기도 안산다

적당히 흐린물에 몸을 숨기고 박쥐가 거미줄을 뚫고 다니듯 법과 제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처세술이 출세의 비결이라는 것도 안다

차리리 솔직하게 그러한 현실을 인정하고 공직자 윤리와 도덕의 한계를 타협하는 것이 떳떳하다

사창가에서 숫처녀를 찾는것 같은 청문회를 보니 모두 나쁜사람만 보인다

만장일치는 건강하지 못한 사회다

북한의 사회가 그것을 증명한다

철딱서니 없는 애송이에게 노인이 공석상에서 무릎을 꿇어야 살아남는사회이니 반론이나 문제제기는 죽음이다

그래서 허구한날 현지지도를 다녀도 거지꼴을 못면하는 사회다

망해가는 회사의 회의는 사장 혼자 이야기 하고 사업계획도 만장일치로 결정된다고 한다

미래가 불안정하니 직원 누구도 함부로 나서서 의견을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유대인의 탈무드에서 만장일치 의견은 채택하지 말라고 가르친다

유대인 의회에서 만장일치 의견은 채택을 하지 않고 다음날 다시 논의 한다

이견이 없는 문제는 이미 하고 있거나, 해보나 마나이거나, 리더의 독선으로 감정적 판단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치열하게 문제점을 들추어 내고, 잘못된 점은 보완을 하고, 협력이 필요한 것은 서로 양보해서 얻어낸 결론은 가치가 있고 성공 가능성이 높다

그래야 갑의 처신이 신중해지고 을의 견제가 힘을 받는다

저수지에 황소개구리, 불루길, 베스같은 외래 어종이 들어와서 토종 물고기 씨를 말린다

토종 물고기 보호를 위해서  먹이사슬 최상위에 있는 가물치를 저수지에 풀어놓으면 외래어종을 잡아먹어 효과를 보고 있다

그런데 외래어종을 잡아먹으라고 풀어놓은 가물치가 외래어종에 쫒기는 꼴이니 큰일이다

문제를 지적하고 공과를 갑론을박하는 것은 대단히 좋은 일이다

문제만 나열하고 협조와 양보를 안해서 모두 나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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