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원일기

실수?

재정이 할아버지 2017. 10. 27. 05:22

저녁식사 모임이 끝났다

모두 인사를 하고 헤어지는데 친한 친구가 팔을 잡아끈다

포장마차에서 마음에 맞는 친구들 끼리 2차로 한잔만 더하고 가자는 것이다

밤이 늦었지만 모처럼 만난 친구들이 조금 더 이야기를 하자는데 사양할 수가 없어 따라갔다

단체모임에서는 할 수 없는 우리들만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 각별한 친구들의 우정이다

한참 재미있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옆에 있던 친구가 내 옆구리를 찌르며 나오라고 눈짓을 했다

따라 나가니 오만원짜리 지폐 한장을 쥐어주며 포장마차 술값 계산을 부탁했다

집에 일이 있어서 먼저 가는것이 미안해 술값이라도 내고 간다며 사양을 해도 소용이 없었다

친구는 돈을 쥐어주고 어두운 골목으로 달음질치듯 가버렸다

친구를 보내고 받은 돈을 주머니에 넣고 포장마치로 다시 들어갔다

친구가 사정이 있어서 술값으로 오만원을 주고 먼저 갔노라고 친구들에게 알렸다

먼저 간 친구의 배려에 감사하고 친구의 어려운 일이 잘 해결되도록 건배까지 들었다 

술자리가 파하고 계산을 하려고 친구가 주고간 돈을 꺼내서 포장마차 아주머니게 내밀었다

포장마차 아주머니가 돈을 받아 보더니 오천원짜리라고 한다

밝은 곳에서 보니 정말로 오천원짜리다

도리없이 부족한 돈은 내돈을 보태서 술값을 계산했다

분명히 오만원이라고 말하며 주고 갔고 나도 그렇게 알고 받았는데 돈은 오천원짜리다

친구가 실수를 한것일까?

가버린 친구에게도, 남아있던 친구에게도 말도 못할 난감한 일이다

친구들에게 술한잔 사는 것이야 기쁜일이지만 오늘은 술값을 내고도 똥밟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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