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원일기

강아지 도둑

재정이 할아버지 2017. 12. 8. 07:22

뜬금없이 강아지 도둑이 되었다

편의점에 가려고 집을 나서는데 현관 앞에 강아지 한 마리가 웅크리고 앉아 있다

어린 강아지다.

영하의 추운 날에 어린 강아지가 왜 우리 집 앞에서 떨고 있을까?

강아지는 배가 고픈지, 추워서인지 몹시 떨고 있었다.

강아지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떨고 있는 모습이 딱해서 두 손으로 가슴에 감싸 안았다

누군가 버렸거나, 잃어버린 것이 분명하다

잃어버린 강아지라면 강아지를 잃어버린 사람이 전봇대에 강아지를 찾는다는 안내문을 써 붙인 것을 본 생각이 났다

전봇대를 살피며 마을을 한 바퀴 돌았다.

강아지를 찾는 안내문은 없었다

지나가는 사람이나, 사람들이 많이 있는 가게에 들어가서 강아지를 보여주며 잃어버린 사람을 찾았으나 허사였다

추운 날씨에 떨고 있는 강아지를 밖에 버려둘 수는 없다

집으로 데리고 들어가는 것은 내가 싫다

공원 벤치에 앉아서 불쌍한 강아지를 어찌해야 하나 걱정을 하며 쓰다듬고 있었다

열 살 쯤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가 내게로 와서 내가 안고 있는 강아지를 유심히 들여다봤다.

나 보고 할아버지 강아지냐고 물었다

아니라고 했다

누가 우리 집 앞에 버리고 가서 주인을 찾는 중이라고 했다.

남자아이는 친구가 공원에 강아지를 데리고 나와서 놀다가 강아지를 잃어버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친구에게 그 자리에서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전화기에 대고 크게 소리를 질렀다

"00야 !  강아지 도둑놈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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