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원일기

개량 한복

재정이 할아버지 2017. 12. 28. 09:54

나는 명절이나 집안 행사에 개량 한복을 즐겨 입는다

나처럼 게으른 사람이 편하게 입기는 그만이다

제일 싫어하는 넥타이를 매지 않아도 되고 신발도 그때그때 편하게 신으면 되는 간편복이다.

처음에는 중국집 종업원이 입는 옷처럼 생기고 바지가 자루 같아서 개량 한복을 사 놓고도 입지 않았었다

그런데 한두 번 입어보니 모양도 수수하고 편해서 즐겨 입는 옷이 되었다

마누라가 새해 첫날에도 개량 한복을 입으라고 꺼내 놓는다

아들과 며느리가 인사를 오는데 양복은 거추장스럽고, 무릎 나온 운동복은 체통이 없고,  대안으로 개량 한복이 그만이다

요즈음 옷차림은 개성을 중시하고 편익이 우선이다 보니 활동적이고 기능성이 있는 옷을 즐겨 입는 추세다

넥타이를 맨 정장 차림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업무복으로 변해 간다

직장에 다닐 때 중요한 행사가 있어 정장을 입고 출근하라는 날이 있었다.

모두 넥타이에 검은 양복 차림이었는데 나이 드신 간부 한 분이 한복을 입고 왔다

여직원들은 대부분 한복을 입었다.

외부 손님 안내 때문에 여자직원들에게는 특별히 한복을 입도록 부탁한 모양이었다

행사를 주관하는 부서에서 한복 입은 간부에게 옷을 갈아입고 오라고 해서 작은 소동이 벌어졌다.

한복은 정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도대체 정장의 기준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한국 사람한테 한복이 정장이 아니란 말이냐고 따지던 간부가 생각난다.

정장의 기준으로 여자직원의 한복은 칭찬을 받고 남자직원 한복은 비난을 받으니 조금은 이상하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명절이 되면 어른도 아이도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나들이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요즈음은 그런 한복의 모습조차도 점점 보기가 힘들어진다

나라도 개량 한복을 입고 새해 첫날 아침에 동네나 한 바퀴 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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