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하루 종일 눈이 오고 제법 많이 쌓였다
눈이 와도 재정이는 어린이집을 갔다
또래의 친구들은 아침에 어린이집에 안 가려고 떼를 쓴다는데 재정이는 그러지 않는다
어린이집 버스가 오면 반갑게 달려간다
어린이집에서는 특별활동이 있으면 사진을 찍어서 부모에게 보내준다
어린이집 뒷마당이 동산이라 눈구경을 나간 모양이다
반 친구들과 잘 어울리니 다행이다
고슴도치 자식 사랑인가
재정이가 제일 듬직하고 예뻐보인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밟아보는 눈길이다
옷도 신발도 제 마음에 들어야 하는데 싫어하던 부츠도 신었다
차가운 눈의 감촉은 어떠했을까?
표정이 오묘하다
눈썰매도 탔다
자세 하나는 금메달 감이다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고생을 많이 한다
박봉에
잘해야 본전인 육아에
내 자식을 기르기도 쉽지 않은데 고생을 많이 한다
집에 와서는 아빠하고 책상과 침대를 사러갔다
해야 할 것도 많고 사야 할 것도 많다
저 나이에 나는 어떻게 살았을까?
다리 밑에서 주워 왔을까?
네살까지 젖을 먹고
누나가 업어서 키웠다는데
물어 볼 엄마와 누나는 세상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