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아들의 사탕 싸움
하마처럼 입이 큰 사람이 사탕을 먹는다?
마트에서 부모들이 쇼핑하는 동안
아이들에게 조용히 물고 있으라고 나누어 주는 막대사탕이다
아들이 이겼다
승자의 기쁨이 사탕보다 더 달콤하다
세상에 자식을 이기는 부모는 없다
부모와 자식은
태어나서 가장 먼저 맺는 인간관계이고
이 세상 누구보다 편한 관계이다
천륜은 마음대로 선택하거나 바꿀 수 없는 절대적이다
천륜인 부모와 자식이 편하고 친해야
가정이 원만하고
사회가 좋아지고
문화도 발전한다
유림의 가정윤리 실천 덕목인 삼강오륜에서도
부자유친이 첫째인 이유다
사탕 싸움은 아름다운 싸움이다
이겨도 상대에게 상처를 남기지 않고
져야 이기는 흐뭇한 싸움이다
재정이가 집을 짓는다
할머니가 사준 맥포머스로 무엇이든 만드는 재미에 빠진 재정이다
심각하게 고민하며 벽돌 하나하나를 쌓아 집을 짓는다
무슨 집을 지어서 누구와 어떻게 살고 싶은지 궁금하다
어린이집에서 종이로 만든 어사화 모자를 선물 받았다
어사모의 의미를 아는지 온 종일 종이 모자만 쓰고 있다
방귀대장 뿡뿡이를 보고
율동을 따라 하면서도
어사모 만큼은 소중히 쓰고있다
사탕 하나를 두고 싸우는 사이지만
싸움이 끝나면 아버지 차를 세차도 해주는 효자다
오락실은 그냥 못 지나간다
핸들이 달린 탈 것에 관심이 많다
추석을 앞두고 한복을 입고 어린이집에 가는 날이다
모기에 물려 얼굴은 엉망이지만 자세는 의젓하다
단짝 친구와 예쁜 짓
무엇이든 있는 그대로가 예쁘다
사진을 찍는다고 예쁜 짓을 하라고 하면 이상한 표정이 된다
명절에 하는 민속놀이도 배운다
송편도 빚었다
명절은 아이들에게만 축제다
재정이 이야기가 끝날 무렵
덤으로 따라오는 재민이다
재민이는 지금 배로 밀어서 지구를 굴리는 중이다
눈만 뜨면 지구를 굴린다
인류가 번성하고
지구가 굴러가는 이유는
아기들이 지구를 굴리기 때문이다
앉아서 책을 보는 시간은 쉬는 시간이다
내 손자가 아니라도
재민이는 자랑하고 싶을 만큼 예쁘다
짙투가 심해서
재정이 앞에서는 예쁘다는 말은 못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