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자 재정이

재정이의 형 노릇

재정이 할아버지 2018. 11. 23. 19:08


내가 아파서 재정이가 우리집에 오지 않은지 한달이 넘었다

재정이가 없으니 집안이 적막강산이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아무리 잘 한다고 한들 엄마의 그늘 만큼 따듯하지는 못 할 것이다

어쩌다 아들집에 가면 재정이는 할머니가 데려갈까봐 피하고 숨는다



숙제가 많이 밀렸다

가을에 아들이 보내준 사진을 이제야 정리한다


어린이집 농장에서 재정이가 당근을 뽑았다

혼신을 다하는 모습이 대견하다

  


땅콩도 하나씩 주워서 봉투에 담는다

재정이는 자기 물건을 잘 챙기는 아이로 소문이 났다

살림꾼이 되어 부자로 살 것 같다



그림책으로만 보던 기차를 탔다

재정이에게 기차여행을 시키려고 KTX로 대구를 다녀왔다

차창으로  세상을 구경하면서  먹는 과자 맛이 기차여행의 백미다



재민이는 먹보다

먹을 것이 보이면 침을 흘리며 달려든다

먹을 것만 주면 혼자서도 잘 논다


이제는 의자를 잡고 일어기도 한다



재정이는 재민이 형 노릇도 제법 잘 한다

외출을 할 때면 재민이를 자동차에 태우고 신나게 따라 나선다

심통이 나면 때리고, 밀쳐서 넘어뜨리기도 하지만

달래는 것도 재정이다



연필을 잡고 줄긋기를 시작했다

할머니가 일찍 가르쳐서 연필 잡는 손매가 제법이다


                           


재정이가 마트에 가면 시식 코너를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숫기가 없어서 달라는 소리는 못하고

매대 앞에서 판매원이 부를 때를 기다린다



판매원이 불러서 만두 한개를 쥐어 주면

맛나게 먹고

배꼽 인사를 하고

다음 코너로 간다


재정이가 사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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