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다
봄이 온 것을 알고
봄을 즐길 줄 아니 사춘기이다
꽃을 반기고, 향기를 음미하는 재정이는
감성이 풍부하다
집안 내력이 예능에 소질이 많은 편인데
재정이 노는 모습이 그렇다
할아버지가 야구중계를 즐겨 봐서
재정이도 야구를 좋아한다
옷 가게를 지나가다가 입고 있는 야구복을 콕 찍어 사달라고 졸랐다
입혀보니 조금 컸지만 안 벗고 달아나서 할 수 없이 사준 야구복이다
거금 20만원이 들었다
유아기의 봄날은 이렇게 지나갔다
안아보면 남자 냄새가 난다
어린이 집에는 좋아하는 여자 친구도 있다
재민이의 관심은 먹는 것이다
핫도그 하나쯤은 거뜬하다
손에 먹을 것을 들고 있어야 심신이 안정된다
숨어있는 꽃을 잘도 찾아낸다
공원을 뛰어다니고
미끄럼도 탄다
봄이다
봄이 오면 토마토 한 포기 쯤은
심고 가꾸는 것을 배우는 것이 인생의 출발이다
화분에 이름도 쓴다
내것을 알고, 지키는 법을
배울 때가 되었다
자고 나면 아기들은 훌쩍 자란다
아기가 자란만큼
나는 폭삭 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