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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나비는 알로 태어나지만 애벌레가 되어 열정적으로 사는 법을 배우고 번데기가 되어 고뇌의 시간을 거친 후에 우화 하여 아름다운 날개를 펼친다 그 성장의 과정 매듭 하나하나를 졸업이라고 이른다 한 마리의 나비가 하늘을 날기가 그처럼 어렵고 힘든데 사람으로 태어나서 사람답게 살기는 얼마나 어려울까 재정이가 세상에 태어나서 사람답게 살기 위한 첫 번째 과정을 졸업했다 3년의 어린이집 과정을 마쳤다 졸업장과 선물도 받았다 언제 어디서 무엇이 되어 어떻게 만날지 모르는 친구들 기념사진으로 기억해 둔다 우리가 자랄 땐 어린이집이라는 말 조차 없었는데 이제는 어린이집 졸업식에 학사모가 등장한다 재민이는 4세 반으로 진급되었다 모든 일에는 시작이 있고 끝이 있다 새해 아침 한 해의 시작이라고 손자들이 정장을 하고 찾아오..

재민이 세 번째 생일

신사, 숙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꿈보 어린이집 아이돌 스타 박재민 인사드립니다 나의 세 번째 생일 축하를 위해 찾아주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저와 함께 아름다운 사진과 추억을 많이 남겨주세요 그리고 함께 노래 부르며 이 밤을 즐깁시다 재민이 생일 2부 무대 할머니 집입니다 마음에 안 듭니다 꿈보 어린이집 무대와 비교가 되지 않나요 나, 아이돌 스타입니다 공연 중간에 할머니가 연 날리기를 해줘서 마음이 조금 풀리기는 했지요 엄마가 끓여준 미역국 끝내줬습니다 다른 반찬이 필요 없는 기똥찬 맛이었습니다 생일 여행은 청주에 있는 관광농원으로 갔습니다 빙어를 잡았습니다 형도 빙어를 잡았습니다 노동의 대가는 기쁨으로 보상받지요 빙어 튀김은 노동의 보상입니다 형도 맛나게 먹습니다 이런 맛 평생 처음이라네요 ㅎㅎ ..

시작이 반

아이는 모든 것이 처음이고, 시작이다 누구와 처음 하고 누구와 시작했는지 아이의 심성을 지배하는 경험이 된다 어느 날 갑자기 재정이가 연필을 잡고 종이에 줄 긋기를 시작했다 가을에 시작한 줄 긋기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아이의 성장과 발달은 어른이 하고 싶다고 어른이 해야 한다고 시켜서 되는 일은 하나도 없다 시작을 했으니 반은 이루었다 그러한 마음으로 지켜보는 것이 어른이 할 일이다 아이들은 보는 대로 따라서 한다 아빠가 하는 대로 엄마가 하는 대로 아이들이 따라서 하는 것이 성장하는 것이다 따라서 하는 것도 또래가 있으면 경쟁을 한다 재민이가 기저귀를 떼자 변기에 오줌을 누는 것도 시샘을 하고 경쟁을 한다 눈이 왔다 작년에는 눈이 오지 않았으니 재정이는 오랜만에 보는 눈이고 재민이는 처음 보는 눈이다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