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철회 손자녀석 밥투정이 심하다 마누라가 진땀을 흘리며 밥그릇을 들고 쫓아 다니며 별짓을 다해도 소용이 없다 참다 못해 내가 눈을 부라리며 야단을 쳤다 손자는 내 눈치를 보며 서럽게 운다 그러더니 내 옆에 오지를 않는다 나를 따라 다니며 내가 하는 일,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달래서 .. 생원일기 2017.03.12
빤쓰 마누라에게서 전화가 왔다 내 빤쓰를 사려는데 구멍이 뚫린 것이 좋은지, 없는 것이 좋은지를 물었다 나도 남자라 구멍 뚫린 빤쓰를 입기는 했는데 그 구멍이 무엇 때문에 있는지를 모르고 사용도 해보지 않아서 있는게 좋은지 없는게 좋은지 잘 모른다 말린 빨래를 개어서 정리할 때 구.. 생원일기 2017.03.09
익명의 섬 바둑을 두었다 내가 졌다 그래도 분하거나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 인터넷으로 가끔 바둑을 두는데 기력이 20년이 넘는데도 급수는 10급이다 심심할때 오목을 두는 심정으로 두는 바둑이라 실력이 늘지는 않는다 실력을 키우려고 노력도 하지 않는다 10급 정도면 머리를 쓰지 않고 감각으로.. 생원일기 2017.03.08
메타세콰이어 사무실 창문으로 보이는 메타세콰이어 나뭇가지가 공작새 깃털처럼 둥글고 매끄럽다 산을 깍아 학교를 세운 탓으로 경사진 울타리 주변에 오래전에 심은 메타세콰이어가 제법 자랐다 이름도 생소하고 발음도 어려운 메타세콰이어는 은행나무와 함께 화석나무로 불리는 역사가 긴 나무.. 생원일기 2017.03.07
비데 아들네 식구들이 왔다가 일찍 돌아 가겠다고 한다 원래는 자고 갈 계획이었는데 아기 컨디션이 안 좋다며 간다고 서두른다 한동네에 가까이 살고 있으니 자고 가던지 말던지 크게 신경쓸 일은 아닌데 가려는 이유가 비데 때문인것 같다 우리집 비데가 고장이 나서 사용을 못한지 오래되.. 생원일기 2017.03.06
붕어를 잡는 법 낚시를 다녀왔다 낚시꾼은 낚시가방을 메고 집을 나설 때가 제일 행복하다 로또복권을 살 때의 심정과 꼭 같다 집을 나서면서 부터는 고생의 시작이다 새벽안개를 뚫고 논산 노성에 있는 병사리 저수지로 갔다 물이 깨끝하고 주위 경관도 좋다 무엇보다도 낚시꾼을 괴롭히는 불루길과 .. 생원일기 2017.03.05
낚시 미끼 날씨가 풀려 이번 주말에는 낚시를 가기로 했다 30년 전에 마누라가 사준 낚시대를 정리하고 있는데 마누라가 옆에 앉아 참견을 한다 봄에는 무슨 미끼로 무슨 고기를 잡느냐고 묻는다 지렁이 미끼로 붕어를 잡는다고 했다 마누라도 낚시를 잘 한다 지렁이도 못 만지고 낚시줄을 던지지.. 생원일기 2017.03.02
막둥이 나이가 들면서 나는 숙명론자가 되었다 노력하면 안되는 일이 없다고는 하지만 안되는 일은 역시 안되고 되는 일은 내버려 두어도 되더라는 것이 나의 경험이다 나는 칠남매의 막내로 태어났다 막내는 귀엽게 자라서 버릇이 없고 의타심이 많다고 이야기를 한다 맞는 말이지만 막내도 .. 생원일기 2017.02.28
이기심 마누라가 친구들과 한나절이나 전화 수다를 떤다 직접 말은 안하지만 옆에서 흘려 들은 이야기는 고등학교 동창회장 뒷담화다 동창회 모임을 주도하며 친구들 크고 작은 일에 헌신적이고 애경사도 잘 챙기고 모임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는 친구가 있는 모양이다 그런데 문제는 모임이 .. 생원일기 2017.02.27
박새 박새가 돌아 왔다 봄이 되면 어김없이 우리집 창문에서 빤히 내다 보이는 전봇대 구멍에 집을 짓고 사는 귀여운 새이다 박새는 우리나라 텃새를 대표하는 아주 작은 새다 검은 바탕에 흰 무늬가 예쁘게 입혀져서 귀엽다 박새는 사람과 친근한 새다. 산간오지에 사는 사람들이 손에 먹이.. 생원일기 2017.02.26